제3회 백록기대회 준결승전에서 맞닥뜨린 안양공고-숭실고전은 현재 월드컵 대표팀에서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이영표(당시 안양공고)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중인 수비수 심재원(당시 숭실고)이 정면대결을 벌인 경기였다.

 두 선수는 모두 소속 팀의 주장으로 백록기대회에 출전, 전 경기 토너먼트로 치러진 이 대회 결승진출 티켓을 다투게 됐다.

 안양공고는 1회전에서 한양공고에 승부차기승을 거둔 데 이어 오현고와 서귀고를 잇따라 3-2, 2-1로 침몰시키며 4강에 안착했고 숭실고는 군산제일고와 현대고, 제주상고를 잇따라 제압하며 연승 행진을 벌이고 있었다.

 안양공고는 후반 교체멤버인 장동명이 선취골을 뽑았으나, 숭실고는 경기종료 3분 전 얻어낸 페널티킥을 심재원이 성공시켜 결국 연장 승부에 들어가게 됐다.

 연장전은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었다. 안양공고는 전반 2분만에 페널티킥을 얻어냈으나 이를 실축한 뒤 7분에는 선수 1명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10명이 뛰는 불리한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결국 행운의 여신은 이영표의 손을 들어줬다. 이영표는 10분께 전윤승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켜 대회 첫 연장전 골든골이자 통산 200호 골을 기록하는 영예를 함께 차지하며 팀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안양공고는 결승전에서도 학성고와 100여분간의 사투를 벌인 끝에 승부차기에서 승리, 백록기대회 첫 패권을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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