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근 전 한마음병원장·논설위원

지난 12월 5일 한라대학교 컨벤션 홀에서 제주국제협의회와 JIBS가 공동 주최한 제주미래포럼이 '2030 공존의 미래를 열어갑니다'란 주제로 열렸다.            

송재호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장이 기조강연을 하여 주었고, 고려대학교 전성우 교수와 조판기 국토연구원 도시연구본부 연구위원, 오창현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처장,정달호 청주세계문화대회 집행위원장등 주제발표를 하여 주었다. 모두들 정성을 들여 준비를 하였기에 감명을 받았다. 필자가 특히 관심을 가진 부분은 '제주 관광 이슈'로 '과잉관광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관광으로 인한 낙수 효과는 적정한가?, 그리고 하드웨어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는 균형 있게 투자되고 있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그 자리에서도 지적 되었지만 관광에 대한 지역주민의 냉소적 시각이 관광의 사회적 자본, 즉 신뢰, 환대, 긍정을 저하시켜 관광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유럽이나 중국, 인도, 터키 등은 역사적 문화 자산으로, 중국이나 미국, 아프리카는 자연 경관으로 관광 대국이 되고 있으나, 일본과 태국은 손님에 대한 환대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자연 경관이나 문화 유적이 없다. 제주도인 경우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나 독특한 문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인의 눈으로 보면 꼭 가 봐야 하겠다는 인상을 주기에는 모자람이 있다. 그런데다 관광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친절이나 환대가 없다면 우리가 세계 관광 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포용과 공존은 관광 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없어서는 안 되는 덕목이 되고 있다. 우리 모두 익히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어서 여기저기서 인력을 구하지 못 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 비록 청년 일자리가 모자라 청년실업율이 우려할 정도가 되었지만, 소위 3D 직종이라고 알려진곳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젊은이들이 많아서 이 자리를 외국인 근로자들이 메우고 있다. 만약 이들이 없으면 많은 사업체가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다. 또 젊은 여성들이 시골로 시집가기를 꺼리는 바람에 농촌 총각들은 외국에서 신부 감을 구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 많은 진취적인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또는 결혼 이민으로 미국이나 일본으로 향했다. 1965년에는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광부나 간호사로 독일로 갔다. 특히 독일로 가신 분들은 그 분들의 임금을 담보로 하여 독일에서 차관을 얻을 수 있었으며, 이 자금이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 분들이 미국이나 독일, 심지어 일본에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나라의 포용과 공존에 힘입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필자의 친구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에 밀항을 하였는데 발각이 되어 노무라 수용소에 입소하게 되었고, 입소 신체검사에서 결핵이 발견되자 치료가 끝날 때까지 추방을 면하였으며, 수용소에 있는 동안에 열심히 공부하여 일본에 네 군데밖에 없는 국립대학인 구주의대에 합격하자 학업이 끝날 때까지 추방이 다시 유예되었고,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하자 이민이 허가되어 지금도 일본에서 내과의사로 일하고 있다.

2017년 현재 제주도에 등록된 외국인은 2만천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 분들이 우리 고장에 기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이 분들은 그 진취적 경향 때문에 고국에 돌아갔을 경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고, 이 분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게 된다면 미래에 우리나라에도 긍정적이 효과를 끼칠 것이다.

우리 모두 관광객이든 외국인 근로자들이든 따뜻하게 맞아 우리들에게 도움이 되는 인력이 될 수 있도록 힘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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