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미 작 '피움'

'해봄' 창립전 31일까지
순수·소녀 등 담아 표현

창밖에 흰 눈꽃이 날리는 계절, 하얀 갤러리 벽에 아기자기 꽃망울이 터졌다. 알싸하니 그윽한 향이 없는 것만 빼고는 마치 봄 한 가운데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여성 10명이 뜻을 모아 만든 '해봄(회장 강은미)'창립전이다. 31일까지 거인의 정원 갤러리 카페에서 열리는 전시에 회원들은 약속이나 한 듯 꽃을 피웠다.

특별한 꽃이다. 한 두명을 제외하고 거침없이 물을 쓴 것을 보면 언 듯 비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짙푸른 나뭇잎 사이 슬쩍하니 존재를 알리는 몸짓이 순간 숨을 멈추게 한다. 여낙낙하니 옆을 내어준 보드라운 꽃잎들은 '소녀'였던 언젠가로 이들을 이끈다.

문득 다른 선택을 하기가 망설여지는 나이가 신경 쓰였던 이들이 '한 번 해보자'고 용기를 낸 것 만으로도 해와 봄, 그리고 '해보다'의 의미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먼저 '사(思)인전'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송묘숙·고혜령·김미성 작가를 주축으로 현직 교사(감)와 공무원 등으로 자신의 자리를 만든 이들이 붓을 잡았다. 

해봄은 이번 창립전을 시작으로 매년 전시를 통해 지금과는 다른 세상 보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문의=702-3237.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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