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관리' 다이어리북

단순한 일정관리 아닌 특정 주제에 꾸준히 답 찾는 형식
몇 년후 나만의 소중한 책 완성…아날로그 열풍타고 인기

내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일기도 쓰고 다이어리(흔히 일상에서 쓰는 다이어리는 schedule book이 정확한 표현)를 쓴다. 하지만 애써 고른 일기장은 잘 펴지도 않고 사나흘쯤 쓰다 포기한다. 다이어리를 펼쳐놔도 뭘 써야 할지 몰라 고민이다. 더구나 스마트폰이 일상의 시간을 지배하는 요즘 매일 무언가를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이어리는 잘만 활용하면 스케줄 수첩이 아닌 내 삶을 기록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몇 년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다이어리북을 주목할 만 하다. 다이어리와 책의 합성어인 다이어리북은 다양한 형식과 내용이 특징이다. 문구업체에서 제작하던 다이어리와 달리 출판사에서 제작하고 가격도 1만5000원에서 2만원 정도로 책 가격과 비슷하다.

다이어리북 열풍을 몰고 온 것은 2015년말에 나온 '5년 후 나에게 Q&A a day'이다. '나는 오늘 실존주의자인가, 초현실주의자인가' '오늘 당신을 가장 행복하게 만든 것은?' '가장 최근에 울어본 적이 있다면 그 이유는' '오늘 당신의 하루는 짠맛인가, 달달한 맛인가' 등 철학적 질문부터 긍정적 감정과 유쾌한 기분을 이끌어내는 질문까지 1년간 365개의 질문이 매일 던져진다. 하루에 한 개씩 반복적으로 5년간 질문에 답해가다 보면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다이어리북이 인기를 모으면서 다양한 다이어리북이 출시됐다. 어린이들이 10년 후 자신의 꿈과 미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이어리북부터 그날 그날 내 기분에 맞는 스티커를 붙이며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마음 치유 다이어리북, 행복체크리스트를 통해 행복에 대한 연습을 하도록 도와주는 행복 다이어리북, 아버지가 쓰는 다이어리북, 연인들이 함께 쓰는 다이어리북 등 연령과 기능에 맞춘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다이어리북이 인기를 끄는 것은 무엇보다 디지털시대에 손으로 쓰고 기록하는 아날로그 감성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실에서 잠시나마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휴식같은 시간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매일매일 끄적거린 자신의 생각이 쌓이게 되면 몇 년 후 어마어마한 기록으로 남는다. 내 삶의 보석같은 순간순간을 기록해 보자. 나도 모르게 성장한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