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현 작 '감정의 신체-불안한 다리'

도립미술관 26~1월 14일 제주-서울 프로젝트전
도내 기반 작가 12명, 지역색 강조 작품 소개해

꽤 많이 알려진 얘기다. 이정하 시인은 시로 바람 속을 걷는다. 그 의미가 깊어 필사 좀 한다는 이들의 노트에 그의 시는 자주 헛기침을 한다. "…하필이면 왜 풀꽃으로 피어났는지/누구도 묻지 않고/다들 제자리에 서 있다/이름조차 없지만 꽃 필 때면/흐드러지게 핀다/눈길 한 번 안주기에 내 멋대로/내가 바로 세상의 중심/당당하게 핀다"('바람 속을 걷는 법' 3 중)

이 시의 주체를 제주 미술로 바꾼 전시가 가는 해와 오는 해의 사이 의미 있는 파문을 만든다.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준기)의 '제주-서울 프로젝트'전이다. 전시 제목은 밋밋하지만 그 안 작가들은 특별하다. 일단 역량과 가능성을 인정받고, 아직은 중앙 중심의 미술판에 돌 하나를 던지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26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대안공간 루프와 성북예술창작터, 성북예술가압장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위해 제주로 묶인 12명의 작가가 짐을 꾸렸다.

대안공간 루프의 '커넥티비티-제주'기획전에는 강주현·김상남·박주애·변금윤/이지유 작가가 참여한다.

고윤정·변세희·김영훈·박길주·김성오·임영실·강태환 등 7명의 작가가 성북예술창작터·성북예술가압장의 '탐라스케이프'를 통해 제주 인상(印象)을 책임진다. 서울 전시기획사 이타가 이들 작가군을 '휴먼'과 '랜드'로 나눠 제주를 들여다보는 2개의 창구를 만들었다.

제주 작가를 체계적으로 중앙무대에 알려 키우는 시스템 구축 등 그럴 듯한 목적이 있지만 작가들 입장에서는 '바람'속을 걷는 일이다. 문의=710-4273. 고미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