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월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거래소 시장은 지수 820선 돌파에 따른 기대감과 경계심이 뒤섞여 보합권 수준에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3.01포인트 오른 825.12로 출발,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상승흐름을 유지했으나 종가 무렵 프로그램매물 확대로 장막판 약세로 돌아섰다.

 결국 거래소시장은 전날보다 2.12포인트(0.26%) 하락한 819.99로, 코스닥시장은 1.17포인트(1.51%) 오른 78.71로 장을 마쳤다. 종목별로는 거래소시장에선 증권주가, 코스닥시장에선 인터넷관련주가 상대적인 강세 흐름을 보였다.

△대세상승 기대감 부쩍=종합지수가 지난 2000년 7월19일(797.30) 이래 19개월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하면서 주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외국인들의 바이코리아 열풍은 물론 올 기업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60∼80%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금에 의존한 유동성장이 아닌 경기회복과 영업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한 본격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국내증시가 장기적으로 상승추세로 방향을 틀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사물은 보는 각도와 높이에 따라 달라 보인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는 800선 안착 여부, 기관과 외국인들의 움직임이다. 800선을 넘어서면서 올해 안에 잘하면 1000선도 돌파할 것이란 시각이 상반기 중 지수 네 자릿수 시대가 다시 올 것이란 시각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800선은 과속이란 지적을 흘려 들어서는 안 된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기적으로는 850까지도 오를 수 있지만 고점을 달성한 후에는 깊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객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라는 당부인 셈이다.

 기관들의 매수세도 눈여겨봐야 한다. 외국인들이 주춤하는 상황에서 1000포인트를 넘어서려면 2000년과 같이 외국인들의 매물을 기관들이 소화, 주가가 오르고 외국인들이 다시 매수세에 나서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가능하다.

 또 기업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경우, 또 일본 경제의 침체와 엔저현상의 가속화, 하이닉스 반도체 구조조정 문제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경우 상승속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숲보다는 나무를 보는’ 투자를=많은 변수에도 전문가들은 상승세가 쉽사리 꺾일 것 같지 않으며 조정을 받더라도 80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800선 이후 투자전략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실적호전 저평가주를 매수할 것을 주문하는가 하면 ‘주5일 근무제’등을 겨냥, 내수 관련주나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를 사라고 추천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세 상승 국면이라도 판단된다면 경기민감 업종 대표주, 핵심 우량주, 가치가 우량한 주식을 매수·보유하는 전략을 선택할 것에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주식 투자를 ‘타이밍’의 예술이라고도 한다.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는 하지만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주식을 사서 중장기 보유하는 전략도 추천하고 있다.

 상승국면에서는 기관 투자가와 외국인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기관 선호종목과 외국인 선호 종목을 공략하는 것도 유효하다.

 직접 투자가 어렵다면 주식형 수익증권, 전환형 펀드, 인덱스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에 관심을 둘만 하다.

 과도한 위험을 피하면서 지수 상승폭만큼의 수익을 보장받고 싶다면 펀드자산의 9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가지수 이상의 수익률을 바라는 용감한 투자자나 지수상승폭이 그리 크지 않을 거란 판단이 든다면 성장형 펀드를 고려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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