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홍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또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올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더 좋은 새해를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한해를 보내는 회고와 반성은 새해를 여는 기틀이 된다는 점에서 무척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올 한해 제주의정을 돌아보고 새해 도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의정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올 한해 우리 제주는 다사다난 했다. 강정 구상권 청구가 철회되고, 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부여와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4·3 배·보상 등의 기대가 커진 해였다. 하지만,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 중국인 관광객 급감, 교통체제 개편에 따른 초기의 혼란 등 난제들도 많았다. 이런 가운데 도의회도 고 신관홍 의장과 아쉬운 작별의 시간도 있었지만, 도민 우선의 원칙에 따라 도민들의 복지증진과 제주발전을 위해 부단히 전진해왔다.
지난해 82건이던 의원입법이 무려 25건이나 증가한 107건에 이르고, 14개 분야에서 35명 의원이 각종 상을 수상한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특히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17개 광역의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청렴도 조사 결과 지난해 7위에서 4위를 기록하여 성원해 주신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이제 곧 2018년 황금개띠 해가 밝는다. 새해는 용맹하고 충성심이 강하며 의롭고 활동성 뛰어난 개처럼 넘치는 활력으로 경제가 살아나고, 도민들의 삶이 더 나아지는 행복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그리고 산적한 제주의 현안들이 잘 풀려서 제주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산을 만드는 것은 삼태기 하나의 흙'이라는 '위산일궤'의 자세로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어렵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한걸음씩 전진해 나가다보면 어느새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도의회는 새해 세 가지 측면에서 미래투자를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첫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면한 현안해결에 대한 투자'이다. 특별자치도 헌법적 지위부여와 배·보상 등 4·3 완전해결을 비롯하여 제2공항 건설, 교통체제 개편의 성공적 정착, 쓰레기와 상하수도·주택문제, 농가부채와 환경보전 등 다양한 현안해결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 그 전제로 도민대통합을 먼저 이뤄내야 할 것이다. 도민통합 없이 우리가 이뤄낼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양한 갈등해결은 그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4·3특별법 개정을 위해 4·3유족회는 물론 도내 각 정당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정말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둘째, '함께하는 미래'를 만드는데 대한 투자다. 청년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양극화 대책 등 사각지대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분들에 대한 배려와 각 계층 간의 화합,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성공을 꿈 꿀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양성평등 문화 확산과 더불어 다문화가정, 외국인노동자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함께 살아가려는 노력도 펴나가겠다.
셋째, '준비된 미래'를 위한 투자다. 지역적 차원에서도 인구구조 변화, 남북관계, 기후변화, 태풍과 지진 등 미래 위험요인을 한 발 앞서 내다보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실행해야만 한다. 저출산·고령화가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보다 획기적이고 과감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준비는 아무리 빨라도 빠르지 않은 과제들이다.
이에 도의회는 연구하고 토론해서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고, 적극적인 홍보로 도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정책적 역량을 보여줄 것이다. 정책을 구체화하고 또 일관성 있게 제시할 때 도민의 신뢰도 더 높아지게 될 것이다.
도민 여러분께서도 도의회가 제주사회에 희망의 빛이 되고, 미래를 향해 달리는 열차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보태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