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필 정치부장

최근 학교폭력이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메일이나 휴대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활용해 특정 대상을 반복적으로 괴롭히는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이버불링은 2000년 미국 뉴햄프셔대학의 아동범죄예방센터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전해진다. 국내에서는 사이버 집단 따돌림이나 인터넷 조리돌림 등으로 지칭되고 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정의하는 사이버 따돌림은 인터넷,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해 학생들이 특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속적, 반복적으로 심리적 공격을 가하거나, 특정 학생과 관련된 개인정보 또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도록 하는 일체의 행위다. 

사이버불링의 형태도 다양하다. 단체 채팅방에 특정 대상을 초대한 후 단체로 욕설을 퍼붓는 '떼카'와 피해 대상을 대화방으로 끊임없이 초대하는 '카톡 감옥', 단체방에 피해대상을 초대한 뒤 혼자만 남겨두고 한꺼번에 나가버리는 '방폭' 등이 있다. 

특정인에 대한 허위사실을 인터넷 게시판 등에 게시하거나 유포하고 신상정보를 노출할 경우 완전 삭제가 힘들다는 점이 문제다.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보고 퍼 나르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광범위하게 확산된다. 

이웃나라인 일본도 왕따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지난 10월 일본 언론들은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 2016년 기준 학교내 왕따가 전년 22만5132건 대비 43.8% 증가한 32만3808건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왕따 사건 수가 역대 최대로 조사됐고, 이로 인한 자살건수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미국도 10대 자살률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자살예방재단의 최고의료책임자 크리스틴 무티어 박사 연구팀은 '임상심리학저널'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20년 가까이 감소 추세이던 10대 자살률이 2010∼2015년 증가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 소셜미디어 사용이 급증한 시기와 맞물린다고 밝혔다. 통계로 볼 때 소셜미디어 사용이 자살률 증가 원인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사이버폭력이 날로 심각해지는 추세인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정책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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