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추자 해상에서 전복된 채 발견된 203현진호. 사진=제주지방해양경찰청 영상 갈무리

추자 해상서 어선 1척 전복된 채 발견
선원 1명 사망하고 2명 실종·5명 구조
숨진 선원 지인들 "성실한 사람이었다"
해경, 함정 등 투입 실종자 2명 수색중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선원 8명을 태운 어선이 전복돼 5명이 구조되고 1명이 사망, 2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7시18분께 제주시 추자도 남쪽 15㎞ 해상에서 여수선적 저인망어선 203현진호(40t·승선원 8명)가 전복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사고 지점을 지나던 여수선적 저인망어선 J호(42t)가 전복된 203현진호를 발견해 제주해경에 신고했다.

203현진호는 지난달 28일 오전 5시36분께 한국인 선원 7명과 베트남 선원 1명 등 8명을 태우고 제주시 한림항에서 출항해 조업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3현진호는 출항하는 과정에서 V-PASS상에 8명으로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제주해경은 경비함정을 급파, 이날 오후 11시33분께 사고 지점에서 남동쪽으로 5.5㎞ 떨어진 해상에서 203현진호 선원 6명이 타고 있는 구명벌을 발견, 구조했다.

발견된 선원 6명은 해경 헬기를 통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 중 이모씨(54)는 이미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현재 203현진호 선장 강모씨(50) 등 구조된 5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된 203현진호 선원들이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고경호 기자

이런 가운데 사망한 이모씨는 혼인 신고를 앞둔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씨와 혼인신고를 앞두고 있던 A씨는 "12월 28일 출항하면서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갔다. 5일 후에 돌아오면 혼인신고를 하기로 했다. 혼인신고를 위해 고향인 충청도에서 언니까지 내려왔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의 지인들은 "고향은 여수지만 제주에 내려온 지 25년됐다. 고향에 있을 때도, 제주에 내려와서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성실한 어민이었다"며 "혼인신고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사고를 당해 절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어선 전복 사고와 관련해 제주해경 관계자는 "어선간 충돌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선장에 대한 음주측정 결과 술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구조된 선원들의 상태가 호전되는대로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를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제주해경은 1일 오전 3시 현재 경비함정 13척, 헬기 2대, 민간어선 6척, 구조정 2척을 비롯해 해군함정 2척을 동원,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실종자 2명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 권·고경호 기자

구조된 203현진호 선원들이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고경호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