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장

오늘 아침, 어떤 태양을 맞이하셨습니까? 

평소와 비슷한 시각, 별반 다를 것 없는 모습으로 동해를 깨우는 새벽 미명이지만, 새해 첫날만큼은 또 다른 희망과 가슴 벅찬 감격을 선사합니다. 과거의 태양이 아니라, 미래를 여는 기점의 태양이기 때문입니다. 2018년의 시작을 알리는 새 빛이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지역발전위원장으로서 맞는 첫 새해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촛불 민심을 따라 탄생한 새 정부는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국정의 큰 목표 중 하나로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복합혁신과제로도 균형발전을 가장 근간에 뒀습니다.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4차산업혁명 등 여타 과제들이 실현되는 공간이 바로 지역입니다.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난제들, 그리고 대한민국이 찾아내야 할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의 밑바탕에 자치분권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이 있습니다.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제주특별자치도민에게 그다지 낯설지 않은 단어입니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우리 도민들은 대한민국 자치분권의 선두로서, 균형발전의 롤 모델로서 오늘날의 제주를 일궈냈습니다. 육지에서는 지방소멸의 위기를 걱정할 때, 제주는 이주민과 관광객의 증가세 속에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고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불협화음들도 있었지만,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국가균형발전정책에 있어서 제주도의 약진은 나머지 지방정부들에게 큰 교훈을 줍니다. 제주형 지방자치, 제주형 균형발전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제주에서 안되면 대한민국도 어렵습니다. 제주에서 어려우면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그 같은 방식으로는 지역을 발전시켜나갈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일하는 지역발전위원회에서도 지난해 11월 지방자치발전위원회와 공동으로 제주-세종 특별위원회를 발족시키자는데 협력하고, 산하 특위·전문위원회 중 최우선으로 특위 구성을 완료하였습니다. 

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나라를 만들자는데 어느 누구인들 토를 달겠습니까. 각론에서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모두들 지역은 개성 있게, 제주는 제주답게 성장해나가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너무도 당연하기에 늘 크게 부각되지도 않는 이슈가 균형발전입니다. 올해는 좀 다를 수 있을까요?

다행히 2018년은 국가균형발전과 제주 발전에 또 한 번의 모멘텀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올해 우리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명칭 복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단순히 위원회의 개칭을 넘어 균형발전의 헌법적 가치가 제반 법령에 다시금 적시되고, 이 가치를 구현하는 추진체계와 예산이 동반 구축됩니다. 이에 더해 새로운 시대상을 반영한 '사람중심 국가균형발전의 원년'이 되는 해가 바로 올해, 2018년입니다. 

무엇보다 임기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자치분권,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가 매우 충만합니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12월 강정마을 구상권 철회를 통해 제주도민들과의신뢰를 더욱 굳건히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대통령은 모든 지역주민과의 약속대로 자치분권을 포함한 개헌안 마련을 국회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습니다. 최근 강조되는 '정책의 체감도' 역시, 지역에서 구현되어야 합니다.

또 제주도민들은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세 번의 지방선거를 거치며 각기 다른 리더십을 경험했습니다. 이제 네 번째 특별자치도지사를 선출하는 해를 맞이했습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지요. 2018년 도민들은 선거를 통해 제주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 수 있는 동반자로서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선출하게 됩니다. 이 역시 상당히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투표장으로 향해야 더 나은 제주의 내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음력으로 올해는 무술년(戊戌年), 황금개의 해라고 합니다. 견공은 믿음직스러운 반려동물로 인류와 역사를 함께해 왔습니다. 약속과 이행이 반복되면서 쌓이는 믿음과 신뢰는 공직자에게 예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이목지신(移木之信). 전국시대 진(秦)나라의 명재상 상앙이 고작 나무를 옮기는 규칙과 약속을 통해 백성들로부터믿음을 얻게 되었다는 고사를 되새겨봅니다. 

2018년 한 해, 제주도민으로서, 지역발전위원장으로서 제게 주어진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지역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신뢰를 얻는 국가균형발전정책을 펼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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