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democracy)는 '민중'(demos)과 '지배'(kratos)의 합성어다. 즉 '민중에 의한 지배'라는 뜻을 나타낸다. 역사적으로 볼 때 근대 이전의 국가들은 대부분 왕정이나 귀족정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즉 집단을 다스리는 주체가 1인 혹은 극소수에 불과한 정치 형태가 일반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예외적으로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인 아테네에서는 시민 전체가 참여해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민회'라는 의사 결정기구가 존재했으며, 추첨제나 윤번제를 통해 모든 시민이 공직에 나아갈 수 있었다. 물론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시민이란 성인 남자 자유민만을 의미하는 특수 계급으로, 여성, 노예, 외국인이 제외됐다는 점에서 제한적 형태의 민주주의였다는 한계점이 있다.

민주주의는 원래 훌륭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권력자로 선출하는데 적합한 제도가 아니다. 영국의 수상을 지낸 윈스턴 처칠도 "민주주의는 가장 덜 나쁜 제도"라고 말했다. 일부 정치학자들도 "민주주의는 배신감을 느끼고 실망하기 위해 대표자를 뽑는 과정"이라는 말할 정도다. 민주주의는 대의제나 직접민주제나 언제든 중우정치(다수의 어리석은 민중이 이끄는 정치)로 흐를 수 있다. 다수의 지배는 언제나 다수가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신을 부정하고 청년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을 때도 소크라테스에서 변론기회가 주어지고, 민주적 절차로 투표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민주주의는 수많은 정치체제를 나타나고 사라지는 동안 유지될 수 있었다. 이유는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 철학자로 꼽히는 칼 포퍼는 "다수의 국민이 마음을 먹었을 때 국민이 합법적으로 권력을 교체할 수 있으면 민주주의, 불가능하면 독재"라고 말했다.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제주에서도 제주도지사와 제주도교육감, 제주도의회의원·교육의원을 뽑게 된다. 4년 전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판단되거나 선택을 포기했다면 오는 6월 13일이 바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강승남 교육체육부 차장>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