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된 현진호 선원 이모씨
혼인신고 앞두고 끝내 사망
지인들 "성실한 어민" 애도

혼인 신고를 약속하며 배에 오른 50대 선원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와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새해를 알리는 타종 소리가 울려 퍼진 지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1일 새벽 제주한라병원 응급실은 203현진호 선원 가족들의 절규로 가득찼다.

이날 203현진호 선원 이모씨(54)는 구명벌에서 구조된 선원 5명과 함께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이씨의 사망 소식에 응급실 밖에서 기다리던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은 망연자실한 채 눈물을 흘렸다.

지난달 28일 203현진호에 몸을 실은 이씨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혼인신고를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와 결혼을 앞두고 있던 A씨는 "출항 전 나에게 주민등록증을 맡기면서 5일 후에 돌아오면 혼인신고를 하자고 했다. 결혼을 축하해주기 위해 고향에서 언니까지 내려왔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203현진호 전복 소식에 한달음에 병원으로 달려온 이씨의 지인들 역시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다.

지인 황정동씨(53)는 "이씨는 25년전 고향 여수에서 제주로 내려와 정착했다. 고향에 있을 때도, 제주에 내려와서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능력 있고 성실한 어민이었다"며 "혼인신고를 앞두고 사고를 당해 절망스럽다"고 토로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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