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철 편집부 차장대우

최근 37%를 넘는 압도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인생'이 낙태라는 불편한 소재를 다루면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이수아(박주희 분)와 서지태(이태성 분)는 비혼 커플이었다가 결혼에 골인하며 결혼계약서에 '아이 낳지 않기'를 약속한 이른바 '딩크족'이다.

최근 미국 베이비붐 세대에서 떠오른 딩크족은 'Double Income, No Kids'의 약칭으로, 자유와 자립을 중시하며 출산과 양육보다는 일하는 삶에서 보람을 찾으려고 한다.

우리나라의 딩크족도 미국과 기본적인 개념은 비슷하지만 자유·자립 지향 외에 경제난에 따른 영향도 크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아이를 낳고 싶어도 높은 사교육비 등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고, 아이를 돌봐줄 곳도 마땅치 않은 현실이 아이 낳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것이다.

극중 수아도 "내 아이에게 가난을 대물림하기 싫다" "아이를 위해 내 인생을 희생하기 싫다"는 대사를 통해 우리나라 딩크족들의 두가지 양상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시청자들은 해당 드라마 게시판을 통해 '낳지 않겠다면 미리 피임을 확실하게 했어야지, 무책임한 부부의 모습에 화가 난다' '부부 모두 회사에 다니는데 우리나라 평균은 되는 것 아니냐'며 낙태 결심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싱글족, 딩크족들이 늘어나는 사회는 건강한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사회다. 때문에 정부도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현재 방과후학교·초등돌봄교실(교육부), 지역아동센터·다함께 돌봄사업(복지부), 아이돌봄서비스·공동육아나눔터(여가부) 등 부처별로 산재된 돌봄사업을 일원화하는 중장기 지원책을 마련한다.

여기에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 등 지역 차원에서도 '보육'과 '교육' 영역을 구분하는데 역량을 소모하기보다 정부에 맞춰 아우르는 돌봄정책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일하면서 아이 맡길 곳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공립유치원에 원하는대로 들어갈 수 있고, 공교육 만으로도 진학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제주를 만드는데 역량을 집중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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