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자연대·공대 신입생 7명중 1명 꼴로 수학시험에서 낙제점을 받았고 평균점수도 15점 이상 폭락하는 등 신입생의 학력저하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쉬운 수능에 눈높이가 맞춰진 신입생 상당수가 정규 대학교육을 따라갈 수없게 된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우수인력의 의·치대 선호 및 이공계 기피현상과 맞물려 이공계 학문후속세대의 질 저하가 크게 우려된다.

5일 서울대(총장 이기준)에 따르면 학교측이 지난달 22일 올해 자연대·공대 신입생 1294명을 상대로 단답형과 서술형을 섞어 10문제 가량을 출제, 수학능력측정시험을 치른 결과 전체의 13.9%인 180명이 낙제해 7.6%(111명) 수준에 그쳤던 지난해에 비해 낙제자 비율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학 낙제자는 기초수학을 이수해야만 정규과정 진입이 가능하다.

전체 평균도 지난해 52.9점(100점 만점)에서 37.6점으로 무려 15.3점이나 급락, 지난해 낙제점인 30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으며 응시생의 상위 5%이내인 최상위권의 평균점도 지난해 86.4점에서 72.8점으로 크게 하락했다.

또 상위권이 극히 적고 하위권대에 두텁게 몰린 점수분포로 70점 이상은 극소수인 반면 10점대 이하가 속출했고 0점을 받은 경우도 상당수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체 신입생(4083명)이 치른 영어(TEPS)시험에서는 낙제자(1000전 만점에 500점이하)가 23%(934명)로 지난해 30%보다 감소한 반면 고급영어 수강자(701점 이상)는 지난해 12%에서 30%(1천231명)으로 크게 늘었는데 이는 지난 수시부터 서울대상당수 모집단위에서 텝스 성적을 자격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서울대는 학생별 수준에 맞는 ‘눈높이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2000학년도부터 영어의 경우 텝스(TEPS)시험을, 지난해부터는 이공계에 한해 수학시험을 추가로 실시, 기준점수를 넘지 못하면 정규수학과목을 듣지 못하도록 했다.

학교측은 이에 따라 기초교육원을 설치, 신입생 교양교육의 내실화를 기하기로 했으며 내년부터는 물리와 화학 등 일부 과학과목도 평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학교측 관계자는 “최상위권 선별을 위해 전체적 난이도를 높인데다 올해 신입생선발 전형요소가 다양화된 것도 점수하락의 한 원인”이라며 “그러나 학력저하 현상의 심화를 부인할 수 없는 만큼 원인분석 등 대책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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