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정치부차장 대우

한반도 땅 덩어리 위 북위 38도선. 1945년 일본 식민지로부터 광복하기 위해 설정된 38선은 당시 남측에 주둔한 미군과 북측에 군사력을 둔 소련군이 일본군 무장해제를 목표로 군사업무 분담을 위해 설정했다. 그러나 38선은 광복 직후 자본주의의 미국과 공산주의 소련의 정치적 이념갈등에 따른 대립으로 남북 간 전쟁이 치러지면서, 1953년 7월 27일부터 현재까지 '휴전선', '군사분계선(MDL)'으로 기록되고 있다.

9일 남한과 북한은 '한민족'을 두동강 낸 애환 담긴 '선'을 놓고 마주한 채 한 곳을 응시했다.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면서다. 특히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한반도 위기설'이 정점으로 치닫았던 만큼 돌연 '대화국면'으로 전환된 이날 회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정부는 2015년 12월 이후 2년 만에 재개된 남북대화채널에 신중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는 논어의 자로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일을 서두르면 오히려 망친다는 뜻의 욕속부달. 공자는 거보 땅의 재상이 된 제자 자하가 마을을 다스리는 법을 묻자 "공적을 올리기 위해 일을 속히 하려고 서두르지 말고 조그만 이득을 탐내지 말아야 한다"며 "속히 서두르면 도리어 달성하지 못한다. 조그만 이득을 탐내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기 위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 카드를 꺼내들었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국제사회 문제로 대두된 만큼 해당 사안을 놓고 북한과 대화테이블에서 마주하기 위해서는 관계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이에 북측은 선수단을 비롯한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등과 고위급 인사가 포함된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우리 정부는 설 명절 이산가족 상봉 추진, 개성공단 재가동, 군사당국 회담 등을 조심스레 언급했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비핵화'는 물론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남북교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울러 오는 2월 9일 개최되는 전 세계인의 스포츠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기조가 '평화'인 만큼 '평화올림픽'의 성공개최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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