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름 청소년기자

남북 오랜 회의 끝 모양·색깔 정해…서로 의견 존중 눈길
제주도에 울릉도·독도 포함…"함께 흔들며 친해졌으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꼭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뉴스를 보니 온통 남북한 선수단 공동입장 얘기로 떠들썩하다.

텔레비전 화면에서 예전 남북한이 함께 입장하던 모습을 봤는데, 그중 맨 앞 선수들이 들고 있는 깃발에 눈길이 갔다. 파란색으로 우리나라 지도가 그려진 국기로, 이름은 '한반도기'라고 했다.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역사도 꽤 오래됐고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담겨 있는 깃발이었다.

먼저 한반도기는 오랜 기간 회의를 해서 만들어졌다.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인 1989년부터 2년 동안 회의를 9번이나 해서 한반도기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처음에 흰색 바탕에 녹색 한반도 지도 아래 'KOREA'(코리아)를 넣자고 했고, 북한은 흰색 바탕에 황토색 한반도 지도와 그 아래 'KORYO'(고려)를 넣자고 주장했다. 처음부터 남북 모두 한반도 모양을 생각했다는게 신기했다. 

영어 표기는 남북이 서로 달라 없애기로 했고, 현재의 파란 색깔은 우리나라가 북한의 의견을 받아들여 정해졌다고 한다. 서로 존중하는 아름다운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색깔도 황토색이나 녹색보다 파란색이 평화로운 분위기에 더 맞는 것 같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반도기는 1991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에서 처음 쓰인 이후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남북한 선수단이 공동입장할 때마다 맨 앞에서 휘날리면서 전세계에 감동을 선사했다.

또 하나, 한반도기에는 제주도 뿐만 아니라 '독도'도 들어가 있다. 

처음에는 제주도만 그려넣고 울릉도와 독도 등 작은 섬들은 뺐지만 독도를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아지면서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와 2003년 일본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 등에서 울릉도와 독도가 그려지게 됐다고 한다.

이번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한 선수와 관객이 함께 아름다운 한반도기를 흔들며 더 친해지고 통일을 앞당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0년 9월 15일 시드니 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운 채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동시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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