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양종훈 상명대 교수 ‘포토 옴니버스’전
2월 25일까지 김만덕기념관 1·2층 기획전시실서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가장 높은 곳까지 거침없이 내달리던 카메라 렌즈는 어느 샌가 ‘가슴’에 닿았다. 찍는 행위가 아니라 피사체와 교감과 그 이후까지 살펴온 작가의 시선이 순백의 눈길 발자국처럼 남았다. 사각의 프레임은 마치 마음 향한 곳에 흔적이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듯 깊어지기도 하고 또 은근히 뜨거워진다.

제주 출신 양종훈 상명대 교수(한국사진학회장)의 ‘포토 옴니버스’전이다. 제주김만덕기념관(관장 김상훈)에서 꾸려지고 있는 전시에서 양 교수는 DMZ의 어딘지 낯선 표정과 원시에 가가운 동티모르의 얼굴, 제주해녀의 생명력, 히말라야의 만년설 등 30여년의 시간을 펼쳤다.

하나 하나 다른 얘기를 하는 것들이지만 공간, 그리고 의미 부여로 묶이며 특별함을 만들어낸다.

인도네시아의 폭압에서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낸 동티모르에서 읽어낸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의 의지는 역사의 굴곡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가족과 섬을 지킨 해녀의 삶과 오버랩 된다.

‘사진작가는 고산병에 걸릴 겨를이 없다’는 슬쩍 던진 말은 현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감동과 그에 대한 책임이라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의 사명으로 이어진다.

전시장 한 켠 ‘사랑’을 펼쳐낸 이유도 마찬가지다. 사람으로 가장 순수하고 행복한 순간을 담고 싶다는 마음에 잡아낸 표정들은 눈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미소 짓게 한다.

세상을 품고 가슴에 낙원을 이루는 새해 덕담을 챙길 수 있다. 전시는 2월 25일까지. 문의=759-6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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