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사회경제부장 대우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경제분야의 최대 화두는 가상화폐다. 현재 20~30대 중심으로 가상화폐는 열풍을 넘어 광풍으로 치닫고 있다. 심지어 '한 달 만에 몇 배의 수익을 올렸다', '8만원을 투자해 230억원을 벌었다'는 등 온갖 성공담과 루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온 나라가 가상화폐라는 블랙홀에 빠져들고 있다.

비트코인을 대표로 하는 가상화폐는 표현대로만 보면 진짜 화폐가 아니다. 블록체인 코드로 컴퓨터 속에 존재할 뿐 현실에서는 아무런 실제 가치가 없다. 그렇다고 화폐로써 기능이 없는 것도 아니다. 금화가 아닌 이상 통상 쓰이는 일반화폐도 종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단 국가의 담보로 금융가치를 인정받아 물건이나 서비스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일반화폐다. 가상화폐 역시 기업이나 개인들의 약속에 의해 교환기능을 부여받으면 기존 화폐와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다. 오히려 종이 화폐에 비해 발행 비용이 거의 없고, 거래 비용이 훨씬 낮은데다 국경을 넘나드는 속도와 편의성이 높기 때문에 가상화폐가 더욱 유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가의 신용 담보가 없는 만큼 불안정성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투기 광풍이 상존할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상화폐에 빠져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상화폐가 노동의 가치를 희석시키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단 몇 시간만에 연봉이상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이런 의견에 대해 불만이 크다. 학자금 대출금으로 사회에 나오자마자 빚더미를 떠안고, 월급만으로 평생 모아도 작은 주택도 마련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연애·결혼·출산 등 모든 것을 포기한 세대들이 유일한 희망이 가상화폐라는 것이다. 정부가 가상화폐거래소 폐지를 발표하자 젊을 층들이 크게 반발하고, 정부가 실명제 도입으로 한걸음 물러선 것도 이런 이유중 하나다. 정당한 노동과 소득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자녀들에게 안정된 삶을 물려줄 수 있다면 가상화폐 광풍은 불지 않을 것이다. 가상화폐에 몰린 사람들을 일확천금을 노리는 기회주의자로 몰아붙이지 말고, 기회와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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