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남 교육체육부 차장

당태종은 아버지 고조가 당나라를 창건하는 데 일등공신이었으나 차남인 탓에 태자에 오르지 못하자 형인 태자와 친동생을 죽이고 아버지를 강제 퇴위시키며 왕위에 오른다.

위징은 태종에 의해 살해당한 태자 이건성의 책사다. 그는 태자에게 태종을 먼저 독살해야 한다는 계책까지 내놓기도 했다. 태종은 강직하며 직언을 서슴지 않은 인물됨으로 가신그룹의 반대를 무릅쓰고 근거리에 두었다고 한다.

당태종이 "어떻게 해야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고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는가" "일을 잘못 처리하는 경우 그 원인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위징은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다 들어보면 자연스럽게 정확한 결론을 얻을 수 있으나, 어느 한쪽 말만 듣고 그것을 믿는다면 일을 잘못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겸청즉명 편청즉암(兼聽則明 偏聽卽暗)이란 교훈을 진언한 것이다.
조선시대 세종대왕은 즉위 초 세금제도 개혁을 놓고 신하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토지와 관련된 전세를 개혁하기 위해 새로운 세금제도를 도입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토지의 비옥도와 지역별 일기에 따라 국가에서 정한 일정액을 내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세종은 이러한 세금제도 개편을 단기간에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았다. 오히려 과거시험에 공법의 개선책에 대해 논하라고 출제해 의견을 듣기도 했다. 17만명의 백성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세종은 25년에 걸쳐 공법의 정당성과 올바른 제도 정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긴 시간에 걸쳐 논의에 논의를 거듭한 끝에 완성된 공법체계는 이후 조선의 기본 조세제도로써 조선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이석문 교육감은 올해 제주교육은 혁신이라고 했다. 정부차원에서 추진하는 고교학점제 등의 정책 이외에도 고입선발고사 폐지, 세계적으로 검증된 IB 교육과정 도입, 특성화고 현장학습 실습제도 개선 등 제주교육에 많은 변화가 예고된다.

문제는 공론화 과정에 있다. 일각에서는 여러 가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교육청은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주변의 우려를 외면하고 자신들이 '절대적인 선'이라는 인식은 불안과 불신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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