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논설위원

한라산 천년대계 수립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한라산 천년대계는 한라산을 바라보는 집단의 공통적인 생각을 목표로 정하여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행동 또는 계획을 도민의 참여를 통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좋은 것> < 필요한 것> <이로운 것>들을 발굴하여 인간의 욕구와 관심을 충족시키는 지속가능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연구방법에서도 특정집단의 전문적인 연구가 아니라 한라산에 대한 도민들의 생각을 다양하게 수집하고 정리하여 보편적 가치를 제시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는 큰 틀의 로드맵을 작성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한라산을 바라보는 집단의 공통적인 생각은 무엇일까라는 것이다. 한라산에 대한 집단의 공통적인 생각은 자연과학, 향토인문, 역사문화, 사회경제적 범주로 나타날 것이며 이것을 <발굴>하고 <공유>하며 <보전>할 수 있는 <생각지도>를 작성하여 공동의 목표를 수립하는데 기초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또한 시대별로 한라산을 바라보았던 시각들을 종합하여 분석하는 일도 중요하다. 설문대 신화, 한라산신, 남극노인성과 같은 신앙적 요소와 목축, 화전, 임업 등의 향토생활유산 그리고 일제강점기, 4.3 등의 역사문화들에 대한 집단의 공통적인 생각은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한라산이 갖고 있는 좋은 것은 무엇일까.

한라산에 대한 좋은 점들은 다양하면서도 공통적인 점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

한라산이 갖고 있는 유, 무형의 좋은 것은 크게 기후적 요소, 경관적 요소, 자원적 요소로 구분할 수 있으며 기후적 요소에는 물, 지하수, 바람, 날씨 등이 작용하며 경관적 요소에는 따스함, 편안함, 풍요로움, 정신적 의지의 대상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자원적 요소에는 지하수의 저장, 구상나무의 최대순림, 빙하유존식물의 서식처 등이 포함 될 수 있다.

한라산의 천년대계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도민들의 생각이 가장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천년대계를 수립하는데 가장 중요한 점일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것들은 한라산의 지속가능한 자연생태계 유지를 위해 효율적인 관리방안과 제도적 장치의 수정 또는 보완작업일 것이다. 그리고 집단적 사회가 오래도록 누릴 수 있는 가치의 발굴 작업 <공동체의 형성에 작용하는 정신적인 이념의 설정>이 한라산 천년대계에 필요한 것이며 이러한 사항들에 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한라산이 품고 있는 이로운 것은 이념적인 것과 실체적인 것으로 구분되며 이념적인 것은 천연보호구역, 국립공원,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지질공원, 람사르습지의 지정에 대한 것들로 한라산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탐방객관리, 탐방객 질적 서비스제공, 사회경제적 서비스, 멸종 위기종 관리, 생물다양성 유지를 위한 생태계 유지정책 등과 같은 생태적 관리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끝으로 한라산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을 어떻게 종합하고 분석하여 천년대계를 수립하는 것인가는 이번 과제수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대목이다. 천년대계라는 과제가 허구일 수 있다는 일각의 조언들이 있기도 하고 단지 시간적 개념으로 해석하여 현실적이지도 못하다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한라산 천년대계를 수립하고자 하는 것은 제주도의 정신적 지주이자 천년의 삶을 품어준 어머니의 산이기에 제주도민의 뜻과 바람을 과거 현재 미래의 타임캡슐을 만들어 보고자하는 소중한 사명이라고 본다.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베르히데스 가덴 국립공원 방문 시 지역의 공동체형성과 사회경제적 기여라는 천년대계를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한라산 천년대계 수립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 전 도민의 열정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