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전남의대 교수·의료자문위원

임신 및 출산기간 동안 산모의 비뇨기계는 구조적, 생리적 변화를 겪게 된다. 임신 초기부터 태반 호르몬 영향으로 수뇨관과 방광 근육이 이완돼 출산 후 약 두 달까지 지속되고 또한 자궁이 커짐에 따라 방광과 수뇨관이 눌려서 소변이 만들어지는 신장, 소변이 통과하는 통로인 수뇨관 그리고 소변을 임시로 저장하는 방광에 머무르는 소변의 양이 증가한다. 특히 커갈수록 자궁이 오른쪽으로 돌아가서 그쪽 신장과 수뇨관이 영향을 더 받게 된다.

그리고 신장 혈액 순환이 150%까지 늘어나 결과적으로 혈액 중 노폐물 농도가 줄어들지만 그만큼 염분과 포도당도 많이 여과되는데 염분은 거의 100% 재흡수 되지만 포도당은 그렇지 못해 재흡수율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임신 중에는 당뇨병이 없어도 소변에 당이 잘 나오게 된다.
임신 시 나타나는 비뇨기계 변화의 영향으로 '하부요로 증상'이 많이 있는데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야간뇨, 소변통, 요실금 등 증상이 대표적이다. 태아가 자궁입구 쪽으로 많이 내려와 방광을 눌러 빈뇨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조산 위험이 있는 지 즉시 병원에 가야한다. 요로감염증은 임신 및 출산 후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소변볼 때 통증을 느끼거나, 열이 나면서 옆구리, 복부 등에 통증이 있을 때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임신 중 발생하는 요로감염의 경우 신장까지 염증성 병변이 일어나는 신우신염 위험도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조기분만, 태아 발육 지연, 출산 전후 사망률 등의 위험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이처럼 임신기간 중 다양한 비뇨기계 질환이 나타날 수 있으며 비임신 여성에 비해 좋지 않은 예후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따라서 증상이 발생할 시 병원에 내원하여 조기 검진과 치료를 받아 악화되는 상황을 막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