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생 교육체육부 부국장 대우

나눔의 씨앗이 모인 큰 희망의 열매가 되는 사랑의 온도탑이 뜨겁다. 지난 11월부터 73일간 이어지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 2018 나눔캠페인' 이달 말 종료를 앞두고 100도를 눈앞에 뒀다. 이번 희망 2018 나눔 캠페인의 모금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8801만원 증가한 44억1500만원이다. 지난 23일 현재 나눔캠페인을 통한 성금 모금액은 42억1226만원으로 목표대비 모금실적을 나타내는 사랑의 온도탑이 95.4도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 연말에 이어 새해를 맞아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회원이 9명으로 늘어나는 등 개인기부자들이 사랑의 온도를 높이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이렇듯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하는 사람들로 인해 이 사회가 따듯함을 더하는지 모르겠다. 엄격한 윤리적인 규범을 준수하고 사회적 책임도 다하는 품격 있는 사람들이 몸으로 실천하는 이런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지난 1337년 영국과 프랑스가 싸운 백년전쟁에서 비롯했다. 

18세기 제주에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몸소 실천한 이가 있다. 1739년 김응열의 딸로 태어나 전 재산을 백성들을 위해 내놓은 의인 김만덕이다. 제주 거상 김만덕은 1793년 정조시절 제주에 심각한 기근이 발생해 제주관아에서 조정에 도움을 청해 구호식량을 보냈지만 배가 침몰하면서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자신의 전 재산을 풀어 5백여 석의 쌀을 사서 굶주린 도민들에게 나눔을 실천했다. 이런 '거상 김만덕'의 업적은 지난 2010년 웹툰으로 제작되고 국내 모 방송사에서 30부작 동명 드라마가 만들어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런 김만덕의 삶과 나눔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된다. 제주시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5회 공연 무료) 제주아트센터에서 여자의 몸으로 제주를 넘어 조선 팔도의 존경을 받은 인물인 제주 대표 '의녀반수' 김만덕의 일대기와 사랑을 다룬 제주시 최초의 창작 뮤지컬 '만덕'을 내놓는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며 역경에 굴하지 않는 도전 정신과 사람을 중시하고 최우선 가치로 뒀던 김만덕의 삶을 배경으로 이 시대 젊은 세대와 무한 이기주의로 물든 현대인의 마음에 용기와 위로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출신 배우 문희경이 주인공 만덕을 맡아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서는 이 작품에는 만덕이 상인으로 거듭나기까지 뒤에서 묵묵히 그녀를 돕는 대행수역에 국내 최고 뮤지컬 스타 남경주가 캐스팅돼 무대를 더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여기에 국내 최고의 창작진이 총출동해 진정성 있는 이야기와 한국적이면서도 세련된 음악과 무대를 선사한다. 또 대본은 역사적 인물에 대한 높은 이해력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뮤지컬 '영웅' '윤동주 달을 쏘다' '왕세자 실종사건' 등 명작을 만들어낸 한아름 작가가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서울시립뮤지컬단장을 역임하고 뮤지컬 '장보고의 꿈' '사운드 오브 뮤직' '드라큘라' 등을 연출한 김덕남 전 단장이 만덕의 삶과 제주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무대화해 기존 창작 뮤지컬과 차별성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국내를 비롯해 해외여행을 다니는 이들은 여행목적지의 문화와 예술 등 자신들의 관심사에 모든 것을 투자한다. 어느 곳에 가면 어떤 관광지가 있고, 맛난 음식은 무엇이며, 어떤 축제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지 등등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흥밋거리다. 해마다 8월 초순부터 9월 초순까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시에는 수많은 관광객이 음악과 연극을 비롯한 각종 행사가 이어지는 '에든버러 페스티벌' 축제를 보기 위해 몰려든다. 1947년부터 시작된 이 페스티벌은 축제를 통한 지역 개발의 대표적인 예로 손꼽힌다. 이렇듯 뮤지컬 '만덕'도 제주의 정체성을 담은 콘텐츠로 제주의 대표 상설 문화예술상품으로 거듭나서 18세기 제주에서 나눔을 실천한 김만덕의 일대기를 보기 위해 제주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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