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 선석 포화…제주뱃길 '휘청'] <2> 안전 빨간불

지난 29일 육지에서 출발해 제주항 제4부두에 도착한 여객선 승객들이 화물과 트럭들 사이로 걸어나오고 있다. 고경호 기자

여객선 2척 터미널 없는 4부두 정박…버스로 승객 수송
화물·중장비 사이 통과…자전거 이용객 직접 이동 아찔
지난달에는 화물선-여객선 부딪혀…분리 운영 등 시급

제주항 선석 포화로 여객선과 화물선 정박 구역이 뒤섞이면서 뱃길 이용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입·출항 과정에서 선박 간 충돌사고도 잇따르고 있어 선석 조정을 통한 여객·화물부두 이원화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30일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제주항 제4부두에는 제주와 육지를 잇는 1만5000t급 여객선 2척이 번갈아 접안하고 있다.

문제는 제4부두에 터미널 시설이 없어 해당 여객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화물과 중장비 사이를 뚫고 연안여객터미널이 위치한 제2부두를 오가는 등 불편은 물론 사고 위험까지 감수하고 있다.

실제 해당 여객선이 출항한 30일 제주항을 확인한 결과 승객들은 연안여객터미널에서 표 구매 등 승선 절차를 거친 뒤 셔틀버스를 타고 제4부두로 이동해 배에 올랐다.

승객들을 태운 셔틀버스는 제4부두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각종 건설자재 등 화물들과 지게차 및 대형 트럭 등 중장비 사이를 지나야했다.

특히 자전거 이용객들은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없어 자전거를 타고 제4부두로 이동하는 등 사고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었다.

이보다 앞서 29일 또 다른 여객선이 제4부두에 도착했을 때에도 배에서 하선한 승객들은 부두 주변에 쌓여있는 화물과 승선 대기중인 화물 트럭들 사이로 걸어 나왔다.

특히 해당 여객선을 통해 제주에 도착한 대형 트럭 등 수십대의 차량들 사이로 승객들이 오가면서 사고 위험이 컸다.

여객선과 화물선 선석이 뒤섞이면서 선박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도와 제주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풍랑경보가 발효된 지난달 16일 제주항에서 출항하던 화물선이 바로 옆 선석에 정박 중이던 여객선과 충돌했다.

사고 당시 여객선에는 승객들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해당 화물선 선석 주변에 유조선과 가스선이 정박하고 있었던 만큼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제주항 선석 포화와 함께 선박 크기에 따른 선석 배치의 어려움으로 여객부두와 화물부두가 분리 운영되지 못하면서 제주항의 안전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도 관계자는 "해당 여객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선사는 물론 도 차원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제주외항 2단계 개발이 완료되는 2020년이 돼야 선석 운영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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