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보 제주특별자치도 환경보전국장

세계자연유산, 세계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이 함께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세계 여러 지역이 있지만 제주도는 UNESCO 3관왕일 뿐만 아니라 람사르 사무국이 지정하는 5개 람사르 습지까지 보유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지역이다.

2016년 하와이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UNESCO, 람사르컨벤션, IUCN, 환경부, 제주도가 공동으로 2년의 연구와 현장조사를 거쳐 펴낸 연구보고서가 발간·발표됐다. 보고서에는 국제연구보고서로서는 드물게 약 20페이지 정도의 분량을 제주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전 세계에 수많은 보호지역이 있는데 왜 유독 제주만 별첨, 부록도 아니고 별도의 장으로 할애하면서 했는지는 이 보고서 제 5장 첫머리에 '세계유일의 국제기구인정 국제보호지역을 보유하고 있는 제주도'라고 기술한 부분만 보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유수의 과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운영되는 국제기구에서 발행한 보고서의 권위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할 정도로 높다. 보고서의 제주와 관련된 연구들을 보며 이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서 전문가들과 함께 그 일원으로 기획부터 발간까지 참여했다는 사실에 개인적으로도 뿌듯함을 느끼며 제주도에 산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2월 2일은 세계습지의 날이다. 전 세계적으로 2293개의 람사르습지가 있는데 그 중 제주도의 물장오리오름습지, 물영아리오름습지, 동백동산습지, 숨은 물뱅뒤습지, 1100고지습지가 포함돼 있기에 그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세계 습지의 날은 1971년 람사르 협약이 맺어진 날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다.  2018년 세계습지의 날 주제는 '지속가능한 도시 미래를 위한 습지'이며 이를 알리기 위해 세계 여러곳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제주에서도 ㈔제주생태관광협의 주관하에 선흘1리 동백동산습지센터에서 제주습지톡(Talk)투게더란 행사명으로 주민참여, 습지 보전과 이용, 생태관광을 위한 이야기마당이 펼쳐진다. 본 행사가 람사르습지 마을이면서 환경부지정 생태관광마을인 선흘1리에서 개최되는 행사로서는 제격인 것 같다. 특히나 올해 선흘1리는 10월 두바이에서 열리는 람사르총회에서 동백동산을 품은 제주시는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될 것이기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처럼 제주 곳곳에 존재하는 람사르 습지 등 아름다운 보호지역은 과거에서 지금까지 수많은 제주인이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아오면서 함께 노력해 온 결과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반드시 해 나가야 할 최우선의 지역들이다. 사실, 제주의 다양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지혜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있는 길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까지도 그랬듯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슬기롭게 극복해온 제주도민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대통령께서도 제주도를 동아시아의 환경수도로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하셨듯, 제주도는 제주를 사랑하고, 지켜주려는 분들이 국내외적으로도 많고 함께 해줄 것이기에 제주는 영원히 아름다운 섬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2018 세계습지의 날을 맞아 세계 국제보호지역의 중심에 있는 제주를 잘 보전하기 위해서 나 자신부터 미흡한 부분은 보완하고 발전될 수 있는 부분들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겠다고 다시금 작심한다. 람사르 사무국 홈페이지에 있는 "습지는 버려지는 땅이 아니라, 자부심이 있는 땅이다"라는 말의 의미가 널리 퍼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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