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농 오문복 유예전...제주 대표 한학자 선비정신 지킨 원로
팔순 맞아 후학 등 전시 마련…7~13일 도문예회관 1전시실

소농 오문복 유예전 제주 대표 한학자 선비정신 지킨 원로

팔순 맞아 후학 등 전시 마련…7~13일 도문예회관 1전시실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선비 정신’으로 제주 한학과 진정한 어른을 지키고 있는 소농(素農) 오문복 선생이 팔순을 맞아 원로 부재의 시대에 송곳 같은 가르침을 전한다.

오 선생의 제자들이 기획한 ‘소농 오문복 유예전’이 7일부터 13일까지 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그 동안 오 선생의 연구 결과물이나 수집 자료, 지난해 한 차례 전시를 준비했던 사정 등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되는 130여점 모두를 새로 작업했다. 인격적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학문과 덕성을 키우는 선비의 자세를 지키기 위함이다.

한평생 한학자로 살며 읽고 깨우쳤던 문구와 한시, 글과 그림으로 뜻을 전하는 문인화, 매화와 난초, 수련 등 세속적 이익보다 대의와 의리를 위해 목숨까지도 버리는 선비의 오랜 지기들을 만날 수 있다.

오 선생은 의제 허백련 선생과 소암 현중화 선생을 사사하며 시·서·화를 두루 접했으며 제주 유학의 학맥을 잇는 작업에 정진했다.

한학자이자 향토 사학자로 제주의 역사를 정리 보존하는 일에도 공을 들였다. 지난해 ‘제주부령사요람(濟州府令辭要覽)’ 등 일평생 수집하고, 연구해온 문화재 967점을 국립제주박물관에 기증하는 등 ‘마음의 욕심을 덜어내고 비우는’ 원로를 실현했다.

붓 끝으로 옮겨진 것은 지난 시간들에 대한 소회와 남겨 전하고 싶은 기억, 아직 끝맺음을 못한 제주 한자 문화 집대성에 대한 아쉬움 등이다.

이를 생생히 전해 받을 수 있음은 흔치 않은 복이다. 전시장을 가로질러 “내가 날마다 세 가지로 나 자신을 살피는데/사람을 위하여 일을 꾀하여 충성스럽지 못했는가/배운 것을 익히지 못했는가(吾日三省吾身/爲人謀而不忠乎/與朋友交而不信乎/傳不習乎)”하는 논어의 가르침이 가득하다. 문의=710-7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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