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아껴 써야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그것은 지구의 온난화·건조화 징후를 걱정하는 소리다.특히 매년 늘어나는 인구의 증가로 인한 물부족 현상을 예견하는 일이란 어렵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한꺼번에 많은 량의 비가 내리고 오랜동안 가뭄을 겪는 기상이변은 세계적 관심사다.

제주도 전역에 상수도가 보급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30여년 전만해도 마을마다 큰 우물이 있어 공동으로 이용했다.또는 마을 인근에서 솟아 나오는 용천수를 이용해 간이취수시설을 만들어 음용수로 이용했다.그냥 흘러 나가는 물을 아끼기 위해 아랫쪽으로 빨래터를 만들어 쓴 것은 지혜의 한 토막이다.

제주시내만 해도 산지물·가락천은 그 대표적인 흔적이다.현재의 탑동 매립지에도 용천수가 있어 썰물 때면 물을 긷던 터가 있었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듯하다.도내 상수도의 본격개발은 아무래도 어승생수원지 공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지표수의 흐름을 한쪽으로 몰아 넣어 취수장을 만드는 대역사였다. 로마시대에 도수시설을 만들어 목욕탕과 공공건물에 물을 공급하는 방법과도 유사하다.

그러나 완전한 상수도보급에 전환점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지하수개발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현재의 상수원은 대부분 지하수에 의존하는 실정이다.수질이 좋다는 잇점도 있다.그러나 지하수는 매장량 자체를 정확히 몰라 안정적이진 못하다.게다가 목욕탕급수나 집단주거시설 등에서 마구 끌어 쓰고 있다.농업용수에도 이용된다.무분별한 개발에 관리가 소홀할 경우 오염에 취약한 것이 문제다.

생명수를 아끼고 깨끗이 하는 일은 공멸을 막는 일이다.그래서 관리와 점검이 용이치 못한 지하공개발을 줄여야 한다는 말은 옳은 지적이다.너도 나도 필요에 의해 개발할 게 아니라 자제하고 통제를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적용수의 개발이 필요하다.이러한 가운데 남제주군이 하수종말처리 시설을 하면서 최종방류수를 농업용수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신선한 발상이다.그러나 방류수의 수질이 농업용수로 적합한지도 시행전에 점검해야 한다.또한 배관이 상수도와 혼동되지 않도록 하는 배려가 충분히 검토돼야할 것이다.<고순형·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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