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문예 「다층」 봄호가 발간됐다.

 다층은 이번 호 특집으로 한국문단의 등단 절차의 하나이면서도 강력한 상징성을 지닌 신춘문예 제도를 다루고 있다.

 2002년 각 신문의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20명의 시인들의 당선작과 신작시와 함께 이승복 시인의 신춘시 작품평 ‘신춘문예, 앞으로도 여전히 희망이길’과 문학평론가 임병희씨의 신춘제도의 문제점을 짚어본 ‘나약한 영혼들의 집단자살’을 싣고 있다.

 일제말기에 시작된 신춘문예는 한국문단의 여러 등단제도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가지는 상징성은 신춘을 문인이 되는 최상의 통과의례로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문인들의 활동은 해를 거듭할수록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임병희씨는 이에 대해 신춘문예의 당선작들은 예비작가들에게는 전범이 되고 당선작을 통해 문학의 경향을 공표하는 신춘문예는 신문에게 강력한 문화권력을 선사한다고 지적한다. 또 “권위만큼의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신춘문예는 존폐의 이유에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이”이라며 신춘문예 제도의 보완과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번 호 ‘이 시인을 다시 주목한다’에서는 삶이라는 실존적 공간에서 시적 형상화의 문제를 고민했던 신동문 시인을 다루고 있다. 신동문 시인은 195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1975년 절필하기까지 전쟁공간에서의 인간 고유의 허무의식을 시로 형상화했던 시인이다. 또 이번 호 소시집에는 안수환 시인의 신작시가 11편이 담겨 있다. 도서출판 다층.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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