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21세기한국연구소 소장·논설위원

지난 5일 필자는 서울역에서 강원도 강릉까지 KTX를 타고 갔다. 필자는 KTX에서 내려 서울역에서 청량리, 강릉에서 주문진까지 기차를 타고 비교적 서서히 움직였다. 청량리에서 KTX 기차가 강원도 원주시 만종역까지 가는 사이 열차에는 깊은 지하선과 주택 라인이 함께 겹치고 있었던 것이다. 적지 않은 터널(tunnel)을 지나 도착한 만종역에서는 강원도 횡성, 평창, 진부, 주문진, 강릉역이 바로 이어졌다. 긴 지하 터널은 평창 이후 긴 터널로 진부역에서 마지막 터널까지 숨가쁘게 이어졌다. 기차가 숨가쁘게 달리는 동안 한 소책자에서 주문진을 봤다.

주문진은 강릉 북쪽에 위치해있다. 근처에 해변은 경사가 완만해 여름에 많은 휴양객들이 찾는 곳이며 저명한 주문진항도 있어 수산물을 사러 많이들 찾아오기도 한다. 특히 주문진 해변 근처에 향호 호수는 사계절 내내 담수어 낚시를 할 수 있어 낚시광들의 로망이다. 그래서 강릉에서 내린 다음 주문진을 들러봤다. 돌아올 때는 하루에 두 번씩 밀리는 파도와 조수 간만의 차이처럼 말이다. 이제 엄밀하게 서울에서도 동해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됐다. 하이네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지난 5일 강릉에서 서울로 돌아올 때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 있는 3개 스키경기장에도 들러보려고 계획했다. 그 중 강원도 용평스키장을 찾았다.

한국의 백두대간 한 가운데 위치한 용평스키장은 1975년 국내 최초로 현대식 스키장으로 출발해 '한국 스키의 메카'로 국내 스키 발전과 대중화에 주역이 돼왔다. 또한 해발 1458m 발왕산 기슭에 위치해 연 평균 250㎝ 적설량에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4월 초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용평스키장은 이미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다. 달라진 것 가운데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스키 도구와 그 높은 곳까지 들어선 소비생활과 관련된 것이었다. 특히 며칠전 효과적으로 봉쇄돼 있는 본부 건물이 그러하다. 거기 있는 부산어업에서 보여주는 황태와 LG 마켓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지금 데모 시위 군중은 용평 스키장까지 몰려 있다. 자유한국당의 요구조건이 남다르다. 지금 거기에까지 밀려있는 시위대는 서슴없이 덤비고 있다. 몇 번의 정권이 바뀌는 동안 오래 남아있는 갈등의 장도 수없이 바뀌었다.

식사는 주문진 수산항 '삼숙이 밥'이 1만3000원, 우럭과 광어값은 3만원이나 했다. 맛을 보니 '삼숙이 '밥값'이 아주 좋았다. 북해에서 잡은 독일산 생선 맛이 베를린까지 기차를 타고 달린 그 멋있는 때를 함께 생각한다. 그 맛은 당시 기차와 함께 베를린에서 맛이 좋은가를스스로 생각한다. 

필자는 동해 바다에서 나는 생선에 대한 수요가 남다름을 본다. 일단 지형이 남달라졌음을 본다. 교통조건이 새롭게 형성됐을 본다. 처음에도 고속철도는 주위의 밭과 주택과 작은 공장들과 함께 있었다.

용평 스키장에서 우리의 응원 지킴이 무대는 평창·평화라고 외친다. 아직은 응원팀이 절제되지는 않았다. 그 관리의 책임은 그날 운동장에 나올 사람이다. 북한팀도 그날 책임을 진 응원책임자와 예술지원단이 대체할 것이다. 남·북한이 승부는 어떤 식으로든 날 것이다. 남·북한간 승부의 결과는 아직까지 정확히는 모른다. 최종 승부는 진부면의 스키장들이 섬세하게 결정지을 것이다.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한 후에 승부가 이뤄지는 모습을 보인다.

모든 것은 남한에서의 '내전(內戰)적 정치'까지도 미래를 닮은 모습으로 나온다. 아이스하키팀에 대한 응원 지원단이 나왔다고 경기중심과 전투중심은 다르다. 

서울역에서 만종역까지는 평평한 가운데 힘있게 올라왔다. 진부역에서 용평스키장까지는 많이 올라간다. 거기에서 진부역과 용평스키장은 택시요금 2만원을 받는다. 철도는 힘있게 진부역에서 내려 한 역, 한 역에서 조심스레 내린다. 결국 이제 바다 파도와 조수처럼 심각하게 밀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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