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도지회(지회장 김상철·이하 제주민예총)는 다랑쉬굴 발굴 10주년을 기념해 4·3 55주기 기념 ‘2002 4·3문화예술제’의 기본 뼈대를 ‘다랑쉬’에 맞췄다.

 다랑쉬굴은 구좌읍 주민들이 4·3 당시 생존을 위해 숨어들었던 굴로 92년 아이와 어른 등 11명의 유골과 유물 등이 발굴된 현대사의 비극이 배어있는 4·3 유적이다. 그러나 다랑쉬굴 유골들은 4·3단체와 유족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관 주도로 4·3 화장돼 바다에 뿌려지고 굴 입구는 시멘트로 봉쇄돼 유족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겨 오늘까지 그 아픔이 이어지는 4·3 현장이다.

 오는 28일부터 4월 13일까지 17일 동안 제주시내 일원서 열리는 4·3문화예술제는 4·3문화예술사업단과 4·3 유물유적 전시단, 회원 단체 주관으로 △다랑쉬굴 발굴 10주년 특별전과 △4·3 거리굿 △4·3민요공연 △4·3 증언 본풀이마당 등 8개 사업으로 나눠 다채롭게 엮어진다.

 4·3 유물유적 전시단 주관으로 28일부터 4월 13일까지 세종갤러리에서 열리는 ‘다랑쉬굴 발굴 10주년 특별전’은 사진작가 김기삼씨가 다랑쉬굴이 훼손되기 전에 촬영한 다랑쉬의 생생한 사진이 전시돼 4·3의 역사와 현주소를 읽게 한다. 전시 사진들은 사진집으로도 묶인다. 이 전시회에는 또 다랑쉬굴에서 수습한 유물과 발굴당시 사진, 발굴처리 과정 등이 담긴 비디오 기록물도 상영해 4·3특별법 이후에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못한 ‘다랑쉬’의 현재를 일깨운다. 4월 5일 오전 10시에는 다랑쉬 마을 일대와 다랑쉬 굴 앞에서 위령제도 베풀어 4·3 영혼들을 위무한다.

 4·3 문화예술사업단 주관으로 31일 오후 열리는 거리굿은 제주민예총 8개 위원회와 시민 등이 참가해 제주시청 어울림마당과 관덕정에서 전개된다. 해방과 4·3의 발발 배경과 무참한 학살, 통곡, 진혼 상생의 터로 전환해 가는 과정을 그려 4·3의 역사와 현재적 의미를 되새긴다. 거리굿에 앞서 민요패 소리왓 주관으로 시청 어울림 마당에서 ‘민요로 풀어 헤치는 4·3 영혼굿’도 마련된다.

 이밖에 유족들이 4·3 당시를 증언하는 본풀이 마당(4월 2∼4일 오후 2시 문예회관 소극장), 제주작가회의 4·3문학선집(희곡·동화 중심) 발간, 놀이패 한라산 4·3연극공연 사월굿 「원죄」(4월 6∼7일 한라아트홀) 공연, 탐라미술인협의회 4·3미술제(4월 3∼8일 문예회관 전시실)도 계획돼 있다.

 제주민예총 현경철 사무차장은 “4·3 비극의 역사를 예술로 재창조해 유족과 시민 대중이 함께 하는 진정한 역사문화축제다. 4·3문화예술제가 제주도의 새로운 문화관광 자원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행사문의=제주민예총 75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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