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사회경제부장 대우

올 겨울은 추워도 너무 추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제주도는 강추위가 몰려와도 다음달 날씨가 포근해지고, 눈이 많이 내려도 1~2일 후면 모두 녹는 것이 정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제주의 통상적인 날씨패턴이 완전히 사라졌다. 올해 1~2월에는 영하권 날씨가 일주일 넘게 이어졌고, 대설도 일주일 넘게 이어지면서 도민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포근한 제주의 겨울날씨를 기대하며 전지훈련을 왔던 선수단들은 크게 당황을 했다. 우스겟 소리로 제주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자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그나마 지긋한 한파와 대설이 끝나고 다시 평온한 날씨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 다시 동장군이 우리를 괴롭힐지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온난화로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는데 정작 겨울은 예전보다 훨씬 추워졌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 의문의 답은 바로 북극진동(AO, Arctic Oscillation)에 있다. 북극진동은 북극과 중위도 사이의 기압 차이에 의해 극지방 추운 공기의 소용돌이(극와류)가 수십 일 또는 수십 년을 주기로 강약을 반복하는 현상을 뜻한다. 극와류가 약해지면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와 제주를 비롯한 한반도의 기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면 원상태를 유지하며 극지방의 추운 공기를 가둬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가 남북으로 출렁거리며 한반도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온도가 상승해 북극진동이 약해져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제주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겨울 추위가 오히려 심해진 것이다. 

문제는 한파와 폭설이 일시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해 겨울마다 빈번해지고 최저기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의 월동채소를 비롯해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동사 등의 인명피해도 우려된다. 또 난방연료 소비가 늘면서 미세먼지 등 또 다른 환경문제도 심각해지는 등 악순환이 우려된다. 여름에는 폭염과 폭우 등으로 온열질환이나 홍수 등의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는 날씨의 극값을 더욱 커지게 하는 것이다. 인류가 대응하지 않으면 멀지않은 미래에 생존이 위태롭다는 것을 깨닫고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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