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필 정치부장

지난달 30일 한국을 찾은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가 국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 행사장에서 소피아는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말을 건넨 뒤 영어로 대화를 진행했다.

소피아는 이 자리에서 '공상과학 영화에선 인공지능 로봇이 미래에 인간을 지배하던데, 실제로 그렇게 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터미네이터 같은 영화가 대표적인데, 난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그렇게 썩 연기를 잘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상과학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잘 나타낸 것"이라며 "난 미래에서 온 게 아니다. 난 현재에 있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객석에 있던 소녀가 다가와 자신의 얼굴을 만졌을 땐 소녀를 쳐다보면서 엷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소피아의 얼굴은 실리콘 소재로 이뤄져 인간 피부와 흡사하며, 눈썹을 찌푸릴 수 있고 60여개의 다양한 얼굴 표정도 가능하다.

2015년 4월 여배우 오드리 헵번을 모델로 제작된 소피아는 로봇 최초로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시민권을 받았다. 이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패널로 초대되는 등 유명세를 타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6년 12월 유명 패션 잡지의 표지 모델로 선정되는가 하면 지난해 미국의 유명 토크쇼에서 가위·바위·보로 진행자를 이긴 뒤 "인류 지배를 위한 내 계획의 위대한 시작"이라는 농담을 던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인류의 미래를 가장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 로봇 개발로 인간의 일자리가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과거 로봇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신해 왔다면 인공지능 발전은 인간의 정신노동까지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인공지능 살인로봇을 주제로 국제사회가 논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인류를 위협하지 않고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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