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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담론] 제주항공, 협업 모델이 되기를양성창 제주항공정책연구소장·논설위원
양성창
입력 2018-02-20 (화) 12:47:12 | 승인 2018-02-20 (화) 12:52:38 | 최종수정 2018-02-20 (화) 12:51:36

서로 신뢰로 시작한 항공사업
협업으로 성공한 기업이 되길

제주항공의 일방적 요금인상으로 법정다툼까지 번졌던 제주도와 제주항공 사이가 조금씩 다가서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 말 새로 부임한 제주항공 사장이 도청기자실에서 앞으로 분쟁이 없도록 잘 조정해 나가겠다면서 중재기관의 요금조정 신청을 철회했다. 제주항공이 제주도와 좋은 관계 속에 성공했으면 한다. 

제주항공이 창업초기에는 민관 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항공사업을 시작했다. 제주도는 항공좌석 공급확대와 요금인상 억제를, 애경그룹은 항공시장 진입과 견실한 항공사를 목표로 손을 잡았다. 처음 협약할 때에도 제주도가 제시한 초안에 대해 애경그룹 최고경영자가 "제주도가 원하는 대로 하라"는 내부 지시로 거의 원안대로 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제주도나 애경그룹내의 창업관련자들이 현직에서 물러나고 새로운 정책입안자들과 경영자들이 들어서면서 초기의 심정적 신뢰와 합의는 없어지고 각각의 입장만 주장하면서 갈등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실제운영에 들어간 제주항공은 초기에 운영적자가 커져 갔고 규모의 경제로 나아가기 위해 기종을 제트기로 전환하며 항공기를 추가 도입하는 과정에서 소요자금이 계속 필요했다. 제주도는 처음 투자한 50억원 외는 출자할 수 없다고 물러나 있었으나 애경그룹은 초기 150억원 투자금 외에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다 보니 자본금이 1천억원 이상됐다. 자금사정에 빨간불이 켜졌고 결국 제주항공을 위해 잘 나가던 인천·김포공항 AK면세점을 포기하는 곡절을 겪었다. AK면세점을 매각하고 제주항공을 살리는 쪽으로 결정한 것이다. 항공사 같은 장치산업은 초기의 적자와 일정기간 소요되는 자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자본조달에 여유가 생겼다.

제주도가 정책결정에 도민의 정서를 감안하는 것처럼 애경그룹도 비록 대주주이라 해도 주식시장의 평가와 소주주의 의견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기업이나 시장 환경이 달라졌다.

근래에 들어 제주항공이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지역신문에 제주항공의 전면광고가 보인다. 제주도의 젊은 인재를 키우기 위해 제주도내 대학에 항공관련학과를 신설하거나 지원하는 일을 검토하고 있으며, 항공 인턴쉽을 운영해 보는 일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차제에 해외 노선망 확충을 위해 제주관광공사와 협의체를 구성하여 머리를 맞대보았으면 한다. 제주관광공사의 해외마케팅 전략과 제주항공의 항공기 운영계획을 협의하는 시스템으로 해외노선개척을 위해 중장기적인 전략을 함께 수립해 볼 수도 있다. 

금년은 4·3사건 70주년을 맞는 해이다. 제주항공은 제주도가 요청한 4·3관련 기내방송과 더불어 4·3유족에게 위로하는 마음으로 상징적이라도 할인율을 더해 정서적으로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 

제주도민들도 이제는 여러 항공사에서 시간대별로 저렴한 항공편이 있으니 요금보다 '제주항공'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외국 여러 나라를 비행하면서 '제주'를 널리 알리는 홍보와 또 다른 역할에 기대를 가지며 애정을 보였으면 한다.

제주항공의 성공은 투자를 유치한 제주도와 투자한 애경그룹만이 문제는 아니다. 앞으로 제주도와 협업하려는 기업들이 제주도 행정지원과 도민정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고, 애경그룹이 지역정서와 결합해 신뢰받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모델이 될 수 있을지도 주시하고 있다. 제주도와 애경그룹이 성공한 파트너로 오래 기억되도록 각각의 생각을 넓혀 협력을 강화하면서 서로 유익한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양성창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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