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김창열미술관 27~5월 20일 소장전 ‘회귀’
1990년대 천자문 화폭 위 작업한 10점 소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거나 돌아간다. 말처럼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물은 정화되고 사람은 깊어진다.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27일부터 5월 20일까지 진행하는 소장전 ‘회귀(回歸)’가 품은 뜻이다.

전시에는 김 화백의 1990년대 이후 주요 작품 10점이 소개된다. 1970년부터 40여 년 동안 물방울을 그려온 김 화백은 캔버스 마대에서 부터 신문지, 모래, 나무판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예술혼을 펼쳐왔다. ‘회귀’는 1990년대 프랑스에서 활동할 당시 천자문을 바탕으로 한 화폭 위에 작업한 물방울 시리즈다.

천자문은 김 화백의 어린 시절을 상징한다. 할아버지로부터 서예를 배웠던 추억을 담은 특별한 소재다. 그 위에서 흐르거나 멈춘 물방울은 자신과 그리움이라 부르는 시간을 의미한다. 마치 높은 산에서 시작한 물이 대지 깊은 곳으로 스며들었다 다시 지표 위로 올라와 사람에 닿고 바다로 향하는 기적 같은 과정을 캔버스에 옮겼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남북 분단 등의 역사를 관통한 세대로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했던 희로애락의 감정을 물방울에 투영한 과정과도 얽힌다. 문의=710-4145.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