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규 제주대 교수·논설위원

2월 초에 대통령이 직접 자율주행자동차를 시승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기사에 의하면 경호하는 인력들은 안전을 고려하여 직접 시승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로 직접 시승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행사는 무사히 끝나고, 자율주행차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좋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일이 있은 며칠 후에는 완전자율에 버금가는 주행에 관련된 기사도 나왔다. 고속도로 160km 구간을 사람의 개입이 없이 자동차 스스로 완주했다는 것이다. 안전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사라질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그런데 필자와 같이 ‘인공지능’을 전공하는 연구자들은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및 안정성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인공지능’이 추구하는 목표와 기술의 발전 추이를 보면서 사람이 운전하는 것 보다 더욱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리라고 예측하고 있었다. 특히 최근 3 ~ 4년 사이에 이루어진 비약적인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은 완전자율주행의 실현이 더욱 빨라질 것이다.

이러한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보면서 ‘자율주행’에 관련된 내용 하나를 더 소개한다. 자율비행항공기에 관련된 것이다. 다소 시간이 지났지만 유럽의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는 자율비행항공기를 2017년 연말에 시연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아마 지금 상당한 연구개발이 진행되었을 것이고, 곧 시연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자율비행항공기는 자율주행자동차에 이어서 개발되는 첨단기술의 집약체이다. 세계적으로 도시의 수는 증가하고 있으며, 교통 혼잡에 따른 트래픽은 더욱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자율비행항공기의 개발은 미래적 잠재가치가 매우 높을 것이다. 에어버스에 따르면 자율비행항공기는 10년 안에 선보일 것이며, 이러한 자율비행항공기의 개발은 도로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할 필요를 없앨 것이라 예측했다. 이런 기술발전은 우리에게 새로운 생활환경을 전해줄 것이다. 차에 타고 앉아서 스마트폰이나 책을 보고 있으면 목적지까지 알아서 가는 자율 주행 자동차를 필두로 하여, 조만간 교통상황을 피해 하늘로 빠른 시간 내 목적지로 데려다주는 자율비행항공기가 개발되어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다. 4차산업혁명으로 세계는 급변하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나 자율비행항공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인공지능’은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인공지능’은 더 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번 되짚어볼 것이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은 경쟁국에서 선도하고, 우리는 뒤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경쟁국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획기적인 것을 개발하고자하는 젊은이들의 창업이 활발하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에는 이런 도전적인 일에 뛰어드는 것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차이는 아주 단순한 것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사회의 시스템에 있다고 생각해본다. 첨단 분야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생각을 가지는 젊은이들에게 아직 매력적인 분야이지만 성공할 확률이 낮다는 것이다. 또한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과를 평가해야하는 분야이다. 경쟁국에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젊은이가 창업할 경우, 장기적인 성과를 평가하고 실패할 경우에도 책임을 전가하지 않은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는 단기적인 성과를 중요시하고, 실패할 경우 모든 책임을 본인이 져야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아무리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라도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한 창업이나 연구개발에 뛰어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우리도 젊은이들이 긴 안목을 가지고 자신의 열정을 받칠 수 있고, 정당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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