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주년 옴니버스 음반 ‘4·3을 묻는 너에게’
22일 공식 발매…제주시인·뮤지션 콜라보

“해녀 엄마 날 낳으시던 날/물속에서 꼬물꼬물 물질을 했다죠/돌더미에 깔리는 순간/어린 등뼈 부서지던 날/아버지를 대신하던 날/돌더미에 눌려버린/열세 살 나의 꿈”(열세살 나의 꿈·허영선 시·정흠밴드 노래)

부끄럽고, 고통스럽지만 더 묻어둘 수 없어 글자 하나하나 붉은 눈물을 담아낸 제주 작가의 시가 음악을 타고 호흡을 시작한다.

제주4·3 40주년을 기념한 옴니버스 음반 ‘4·3을 묻는 너에게’(㈜뮤직앤 뉴)가 22일 공식 발매됐다.

㈔제주문화예술공동체가 기획한 앨범은 제주 김수열·김경훈·허영선·황금녀 시인과 어쿠스틱 듀오 정흠밴드, 스카펑크밴드 레이지본, 펑크밴드 티카피, 힙합듀오 홀라당, 국악인 도담 이혜정, 버스킹스타 아이브유빈 등 제주와 인연이 있는 뮤지션들의 콜라보로 만들어졌다.

타이틀 곡 ‘열세 살 나의 꿈’을 비롯해 김수열 시인의 ‘사월의 바람은’을 모티브로 가족과 소중한 사람의 슬픔을 담은 ‘바람아 불어라’(홀라당), 북촌 마을의 아픔을 그린 김경훈 시인의 ‘북촌리에서’를 국악 선율에 옮긴 ‘더 이상 죽이지 마라’(도담 이혜정), 모두가 침묵했던 섬의 역사와 사건의 진실에 대한 레이지본의 ‘바람이 노래한다’ 등 7곡이 수록됐다.

노래를 따라하며 제주4·3에 닿고, 아픔을 기억하고 또 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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