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화순 1946’ 제주 초청 공연 무대·객석 뜨거운 호응
제주 출신 강제권·조옥형 배우 참여…“역사 바로 아는 일”

'화순 1946' 극단 경험과 상상 제공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를 절대절명의 순간 무대 위 배우들은 목소리를 모아 노래한다. “허나 이 비는 그치리라, 내일은 꼭 오리라, 이 밤 이 고통 이 슬픔 모두 지나가리라”.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아픔의 끝에는 “…님 마중 나갔던 계집아이가/타다 타다 붉은꽃 되었다더라…”하는 ‘애기 동백꽃의 노래’가 어우러진다.

4·3 70주년을 맞아 1946년 화순탄광사건이 제주 무대에서 묵은 숨을 토해냈다. 24일 오후 4시와 오후 7시 두 차례 공연된 ‘화순 1946’(제작 극단 경험과 상상)이다.

관객의 반응은 뜨거웠다. 2015년 9월 초연을 올려 6회 전 공연 전 석 매진, 유료 객석 점유율 120%를 기록했던 저력은 물론이고 2016년 ‘화순탄광사건 70주년’을 기념하고 광주와 팽목항, 광화문 촛불문화제(2017) 등 한국 현대사의 의미 있는 현장을 연결하는 여정에 ‘제주’라는 방점을 제대로 찍었다.

출연료를 줄 여력은 없지만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은 지원해 달라는 호소에 운명공동체가 된 공연팀에는 제주 출신 강제권·조옥형 배우가 포함, 이날 무대를 빛냈다. 제주 공연에 맞춰 4·3노래 ‘애기 동백꽃의 노래’가 극 중간에 삽입됐는가 하면 전 배우가 함께하는 합창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류성 극단 경험과 상상 대표는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를 만큼 가슴이 뜨겁다”며 “화순 탄광 광부와 그 가족들처럼 제주4·3도 아직 제 이름을 찾지 못했다고 들었다. 이런 과정들이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영훈 국회의원은 “제주4·3과 관련한 사람들만이 아니라 자녀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30·40대가 많다는 점이 무엇보다 인상 깊다”며 “제주4·3의 완전 해결에 있어 꼭 필요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강정효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상임공동대표는 “제주4·3 전국화, 세계화를 위해서는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과 같은 아픔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런 경험들이 좋은 바탕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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