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혜민 제주시 여성가족과

요즘 제주는 올해로 21회를 맞는 들불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제주들불축제는 제주 최대의 노동력이던 말과 소의 건강한 양축을 위해 방목지의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늦겨울에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방애)와 새해 첫 정월대보름 액막이와 소원기원의 의례를 1997년 관광·문화적 측면에서 재현한 축제이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새별오름 전체에 불을 놓아 태우는 행사는 전국적으로 많은 관광객이 참여하며, 명실공히 들불축제를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만든 볼거리다.

올해 들불축제장에는 오름 불놓기 외에도 도민과 관광객들을 위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제주시 여성가족과에서는 2018 들불축제 기간인 3월 2일부터 3월 4일까지 3일동안 <느린우체국>을 운영한다.

1초도 안되어 상대방에게 메시지가 전달되고 SNS에 올린 글은 실시간으로 전세계 사람들에게 공유되는 세상에서, 느린우체국은 현재에 추억의 장소나 기념할 만한 날에 보낸 엽서를 1년 후 배달하여 기다림의 미학과 순간의 특별함을 전달한다. 들불축제 기간 동안 새별오름 들불축제 행사장에서 운영되는 느린우체국 부스를 방문해 비치 된 엽서를 작성하고 느린우체통에 넣으면 1년 후인 2019년 2월에 발송된다. 손글씨로 편지를 써본 적이 언제였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누군가가 보낸 편지를 마지막으로 기다린 적은 언제였을까. 우리의 우편함에는 늘상 고지서와 안내문만 끼어져 있지 않은가. 2018 들불축제 기간 동안 들불의 추억과 소원을 담은 엽서를 나에게 또는 소중한 사람에게 써서 1년 후  받는다면 그 의미와 추억은 남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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