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정치부차장 대우

'하늘의 그물은 넓고넓다'. 이 말은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 엉성한 것 같아도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우주의 법칙은 겉으로 보기에 엉성하 것 같지만 실오라기 하나 오차도 허용치 않고 엄밀하고 정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자(老子)의 칠십삼장(七十三章) "하늘의 도는 다투지 않고도 잘 이기며, 말하지 않고도 잘 대답하며, 부르지 않고도 스스로 오게 하며, 느직하면서도 잘 꾀한다. 하늘의 그물은 크고 커서, 성긴 듯하지만 빠뜨리지 않는다"는 데서 비롯됐다. '하늘의 그물'은 악행한 사람들이 결코 빠져나가지 못하는 그물로 사람들을 속이고 세상까지 속이면서 한때 번영을 누릴지는 모르겠지만 결코 '하늘의 그물'을 속일 수 없고, 빠져나가지 못해 결국 망하기 마련이다는 의미다.

요즘 형국이 딱 그러하다. 2016년 세상에 드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사건은 대한민국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핵심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31일 삼성 뇌물수수, 미르·K스포츠재단 대기업 출연 강요 등 18개 혐의로 구속,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27일 박 전 대통령의 결심공판을 연다. 박 전 대통령의 1심결과는 당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사건인 만큼 전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박 전 대통령의 '경제공동체' '공범'으로 불리는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1심에서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고 공범으로 기소된 11개 혐의 전부를 유죄로 판단했다. 때문에 박 전 대통에 대한 1심 결과 역시 중형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때는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율을 얻으며 국가 원수 자리에 올랐던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이 드러난 그 해 겨울 '신의'를 '상처'로 되돌려 받은 국민들의 아픔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었다. 국민들은 국가로부터 받은 상처를 촛불로 밝혔고 결국 박 전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대한민국 역사에 '탄핵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이제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을 배신한 '댓가'를 자신이 통솔하던 국가 대한민국 헌법에 준거해 '형량'으로 돌려받는다. 박 전 대통령의 구형은 단순히 위법행위에 대한 법률적 댓가가 아니라 국가로부터 상처받은 국민들의 '아픔' 일부가 '가시화'된 수치임을 알고 이제는 국민들의 아픔을 헤아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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