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심결에 사용하는 어휘가 어떻게 잘못되고 있는가. 신문과 방송은 왜 우리말을 바르게 구사하고 써야 하는가.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소장 강영봉)가 최근 출판한 「탐라문화」 제22호와 영주어문학회(회장 김영화)의 「영주어문」 제4집에서 허 춘 제주대 교수(국어국문학과)가 두 책자를 통해 도내 신문과 방송에서 무심결에 사용하는 언어생활 가운데 잘못된 점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어 주목된다.

 허 교수는 ‘제주 지역 신문의 우리말글 논의-일(영)어의 잔재’(「탐라문화」)와 ‘제주지역 신문의 우리말글-틀리거나 어색한 말, 표현의 문제’(「영주어문」) 두 논문에서 일상생활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어휘와 문장이 어떻게 잘못되고, 잘못된 말은 어떻게 표기해야 하는지를 예문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허 교수는 이 논문에서 방송과 신문 등에서 자주 쓰이는 부락·수순(手順)·애매(曖昧)·십팔번(十八番) 등은 일본식 표기이므로 ‘마을’‘순서·차례·절차’‘모호(模糊)’‘애창곡·단골 노래’로 쓰도록 권했다. 또‘축제’(축전·잔치·모꼬지)‘특단’(특별·각별)‘칠부’(칠푼)‘가처분’(임시 처분)‘각서’(다짐 글·약정서)‘건폐율’(대지 건물 비율),‘시말서’(경위서) 등도 괄호 안의 말로 바꿔 써야 한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또 순화해야 할 언어로 김마끼→김 말이, 입장→처지, 내역→내용, 명일→내일, 방화(邦畵)→우리 영화, 전향적으로→적극적으로, 엑기스→진액 등을 예로 들었고 ‘감사 드립니다’→‘감사합니다’, ‘부탁 드립니다’→‘부탁합니다’, ‘불을 당기다’→‘불을 댕기다’가 우리말 법에 맞다고 바로잡았다.

 한편 「탐라문화」에는 강영봉 교수(국어국문학과)의 ‘제주어와 석주명’, 고창석 교수(사학과)의 ‘19세기 제주지방의 토지매매 실태-애월읍 곽지리 토지문서를 중심으로’등 제주의 언어와 민속·고문서·풍수·장묘문화 등을 다룬 논문 10편이 실려있고, 「영주어문」에는 오창명씨(제주대 강사)의 ‘「제주지명사전」의 서설적 논의’ 등 제주언어와 문학을 고찰한 논문 11편과 서평·강의자료 등이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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