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영화관에 멀티플렉스(multiplex·복합 상영관) 열풍이 일고 있다.

 멀티플렉스는 원래 하나의 건물 안에 3차원 등 첨단 상영장비와 음향장비를 갖춘 10개 이상의 상영관과 부대시설로 대형주차장·식당·카페·쇼핑타운·각종 전시장 등을 갖추고 있는 건물을 말한다. 지난 70년대 비디오에 관객을 뺏긴 미국의 극장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마련한 전략의 하나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초 5개 이상의 상영관으로 갖춘 극장이 생기면서 붐이 일기 시작했다. 수도권 지역의 대형 멀티플렉스 상영관에 비해 제주에는 그 상영관수는 다소 적은 한 건물 안에 2개 이상의 상영관과 패스트푸드점 등 편의시설을 갖춘 복합상영관의 형식을 띠고 있다.

 제주도내에 멀티플렉스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당시 시네하우스가 상영관을 2개로 늘리고 패스트푸드점 등 부대시설을 갖춰 개관하면서부터다.

 이후 아카데미, 탑동 시네마 등이 2개 이상의 스크린을 내걸며 복합상영관으로 탈바꿈했다.

 올해에 멀티플렉스 열기에 먼저 불을 지핀 곳은 30년의 역사를 가진 코리아극장. 코리아 극장은 지난 1월 3개 스크린(6000여석)을 갖춘 전문영화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신축공사를 실시했다.

 코리아극장은 기존 2층 규모의 상영관을 7층 규모로 늘리고 패스트푸드점을 갖춘 전문 상영관으로 바꿔나갈 예정이다.

 코리아극장의 신축 공사에 이어 신제주극장도 지난 13일부터 복합상영관으로 바꾸기 위한 개·보수 공사에 착수했다.

 신제주극장은 기존 280석 규모의 단일 상영관을 280석·230석·180석 규모의 3개 상영관으로 늘릴 예정이다. 단순히 영화만 관람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음식점 등 위락시설도 함께 갖춰 오는 2002년 6월 관람객을 맞을 계획이다.

 코리아극장과 신제주 극장이 복합상영관으로 탈바꿈하게 됨에 따라 도내 극장 중 피카디리극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극장이 멀티플렉스 상영관으로 바뀌게 된다.

 또한 신제주 신시가지 내에 들어설 대형할인매장인 뉴 월드 밸리 내에도 7개관(1400석) 규모의 복합상영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처럼 도내 극장가에 불고 있는 멀티플렉스 열풍은 최근 일반인들의 영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영화를 보면서 쇼핑, 외식 등 다양한 문화욕구를 충족하려는 최근 젊은 세대의 감수성을 노리는 영화관 사이의 경쟁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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