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문화원연합회 1975년 결혼 부부 채록 등 당시 상황 재현
‘돗 잡는 날’ 가정의례 간소화로 사라져…사진해설집 등 제작

가문잔치를 준비하는 모습
1975년 당시 결혼식 사진

제주의 대표적인 결혼 풍습이었던 ‘가문잔치’가 영상·사진을 통해 보존된다.

제주도문화원연합회는 제주 전통풍습·문화 기록화 작업의 일환으로 1970년대 제주도 조천읍 선흘리 가문잔치를 현재로 소환했다.

이를 위해 실제 1975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서 결혼한 안시택 부부의 고증을 받았는가 하면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검수를 거치는 등 꼼꼼히 살폈다. 이를 통해 신랑이 신부의 집에 가기 전 예복을 갖추고 행하는 초례, 신랑 행차, 혼례상에 올리는 주요 음식 등을 재현됐다.

이들 과정은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문화원연합회·제주도 주관으로 진행한 ‘2017 혼디 어우렁 축제’에서 공개되며 큰 호응을 받았다.

가문잔치는 1950~1980년대 제주에서 성행한 독특한 결혼 풍습으로, 친지들이 신랑·신부의 집에 모여 3일간 잔치를 치르는 것을 말한다. 피로연 등에 반드시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까닭에 혼기가 찬 자녀를 둔 집에서는 잔치용 돼지를 기르는 게 관례였다. 결혼식 하루 전날은 잔치 음식으로 쓸 돼지를 준비하는 ‘돗(돼지) 잡는 날’로 부른다. 동네 사람들과 친지, 친구들이 모여 남자는 돼지를 잡고 여자들은 음식 장만을 시작하는 등 잔치를 시작한다.

가문잔칫날은 돼지고기에 모자반을 넣고 끓인 ‘국’과 ‘가문반’을 나누어 먹었다. 옛날에는 가문잔치가 비중이 높았다. 결혼식 전날 준비한 음식들로 친지와 하객들을 접대하면서 결혼 당일보다 더 축하객이 많고 분주하다보니 ‘잔치 먹으러 간다’ 또는 ‘먹을 일 있다’는 표현도 생겨났다.

도문화원연합회는 가문잔치의 전 과정을 60분 분량의 영상물로 압축했는가 하면 이해를 도울 사진기록집도 제작했다. 최종 결과물은 3월 중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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