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혁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의사가 환자의 고통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그 병을 한번 직접 앓고 경험해보는 것이라고 한다. 어제 필자가 잠을 설쳤다. 중간에 깨서 잠이 안 들고 새벽까지 뒤척여서 수면을 잘 못 취했다. 오늘 헌혈을 하려고 마음먹고 갔는데, 수면이 부족해서 컨디션이 안 좋으니까 헌혈도 못하고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불면증은 병은 말 그래도 잠을 못자는 것인데 잠이 처음부터 들기가 힘든 것이 있고, 초저녁에 잠을 자다가 중간에 깨서 그 후로 잠이 안 들기도 하는 수면장애다.

원인을 보면 불면증에 원인이 명확히 안나와있다. 어떻게 해서 잠이 들고 왜 불면증이 오는지가 확실히 나와 있지 않다. 흔하게는 술이나 카페인 음료 같은 음식물이 원인이기도 하고 항 우울제나 경구용 피임약, 갑상선 치료제 같은 약물이 불면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수면제를 30일 이상 장기 복용할 때도 불면증이 나타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불면증은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알려져 있고 미미한 심리적 요인들도 또한 불면증과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스트레스나 환경 변화에 의해 불면증을 쉽게 겪는다고 한다. 비슷하게 가정문제나 직업문제와 같은 것을 걱정할 때 잠을 설치게 되고, 마침내 그 사람이 잠자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게 되면 그 걱정 자체가 수면을 방해하게 된다.

이 외에 갱년기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조열감 으로 열이 훅 올랐다가 꺼지면서 오는 대표적인 갱년기 장애 증상도 불면증을 초래한다. 일시적으로 며칠 잠 못 들다가 괜찮아지는 경우는 치료를 안 해도 자연히 좋아지지만, 오랫동안 불면증이 계속되어서 수면유도제나 수면제를 먹는 환자들은 한의학적으로 치료대상이 된다. 일단, 환경을 조용하고 수면을 잘 취할 수 있도록 소음이나 불빛은 차단하고 잠을 못 자는데 있어서 걱정을 좀 내려놓을 수 있게 마음을 다스려야한다. 침 치료와 한약치료를 하는데, 전 부터 수면제만 쓰던 환자에게 안심시키고 안정시키는 쪽으로 심장을 보해주고 편안하게 하는 쪽으로 처방을 해서 궁극적으로 수면제를 끊고 잠을 편히 잘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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