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정치부 차장

기복염거(驥服鹽車). 천리마가 소금 수레를 끈다는 뜻이다. 유능한 사람이 천한 일에 종사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진나라 목공 때 손양이라는 사람은 말을 감정하는 명인이었다. 어느 날 손양은 말 한 마리가 소금을 잔뜩 실은 수레를 힘겹게 끄는 것을 봤다. 비록 늙기는 했지만 분명 천리마였다. 그런데 그 말이 그를 보자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손양도 같이 울며 비단옷을 벗어 말에게 덮어줬다고 한다.

전략은 전쟁을 이끌어나가는 방법으로, 전술보다 상위의 개념이다. 전략은 군사적인 의미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판매 전략, 전략 상품, 선거 전략 등 정치, 경제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책략이란 뜻이 강하다. 전술은 전쟁 또는 전투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기술과 방법으로 전략의 하위 개념이다. 전술은 전략과 마찬가지로 1차적인 의미는 군사적인 것이지만 일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 등의 의미로 흔히 쓰인다.

6·13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사실상 막이 올랐다. 지난 2월 13일부터 도지사·교육감 예비후보자 등록이 진행되고 있고, 내일(3월 2일)부터는 도의원·교육의원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도지사 예비후보와 도의원 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정치인들은 요즘 "제주도를 위해,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선거 전략과 전술은 전쟁에서 적군을 무찌르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전쟁은 상대와 자신의 상황을 알고 적군의 약점을 파악해 전략과 전술을 세우고 공격해야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선거는 상대 후보가 아닌 유권자의 마음을 얻어야 승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상대 후보 공격에만 초점을 맞춘 '흑색선전' '비방선거' 등으로는 선거에서 승리를 담보하지 못한다.

아무리 명마라고 할지라도 소금 짐을 싣고 가는 일을 하면 평범한 말이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소금 수레를 끌던 말의 운명은 바뀐다. 제주도민들은 제주를 위해 일할 유능한 인사를 선택해야 한다. 또 소금을 끌던 말은 자신을 알아봐 준 주인을 위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처럼 이번 선거에서 도민에게 선택받은 정치인은 도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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