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효 제주한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논설위원

지난해 12월 발간된 유엔 세계관광기구(UN World Tourism Organization)의 '세계관광동향(World Tourism Barometer)'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아웃바운드 관광 수요가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며 러시아 관광객의 해외 지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27% 증가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의 급락,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한 경기침체와 루블화 가치 하락은 2015년 이후 러시아의 아웃바운드 관광에도 영향을 주었다

이로 인해 세계 아웃바운드 관광시장에서 2014년까지 꾸준히 5위권을 유지하던 러시아 관광객들의 해외 지출 규모가 2015년에 6위, 2016년에 11위까지 하락했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12월 '세계관광동향(World Tourism Barometer)'의 통계는 관심을 끌게 한다. 

그리고 방한 러시아인 통계를 살펴보면 한·러 상호 비자면제협정 발효를 계기로 2014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러시아인 수는 전년대비 22.2%가 증가한 21만 4000명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방한 러시아인 수는 2015년 러시아 경제 침체로 18만8000명으로 감소했다가 2016년에는 전년대비 24.4% 증가한 23만4000명, 지난해는 15.6% 증가한 27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2016년 러시아의 아웃바운드 관광이 부진했음에도 방한 러시아인 수가 증가한 점은 주목할 만 것이다.

또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방한 외국인 환자 통계에서 러시아인 환자 수의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 3만1829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경제침체 영향으로 2015년에는 2만856명으로 감소했다가 2016년에는 다시 2만5533명으로 전년대비 22.4%가 증가해 2009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도 46.6%를 기록했다. 그리고 2016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러시아 환자의 총 진료비는 870억 원으로 1인당 평균 341만원을 지출해 외국인환자 전체 평균인 236만원 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국제의료관광저널(International Medical Travel Journal)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러시아 환자를 가장 많이 유치한 국가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이스라엘과 독일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2015년 이후 급격히 위축됐던 러시아 경제는 러시아 정부의 새로운 경제 정책 메커니즘이 효과를 보이고 있고 국제 유가의 안정적인 상승을 통해 러시아 국내 투자, 소비, 정부 지출 확대 등 총 수요의 증가로 연결되며 완전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2017년 러시아 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최근 2년간 감소를 보이던 실질 GDP가 1.7% 증가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5% 상승에 그치며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 목표제(inflation targeting)를 시행한 이후 처음으로 목표치인 4.0% 이하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상품수지는 1000억 달러, 경상수지는 40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달성했고 외환 보유액도 연초 대비 550억 달러 늘어난 4330억 달러로 세계 6위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5.2%로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은 명목임금이 상승하고 물가가 안정되면서 최근 4년 동안 최고치인 3.2% 상승했다.

특히 올해 3월 18일 실시되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푸틴 대통령이 무난하게 당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러시아의 점진적인 경기부양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이다. 또한 올해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러시아 11개 도시에서 개최되는 제21회 피파(FIFA)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소비 심리도 진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경제지표와 국내·외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러시아의 아웃바운드 관광시장 회복세는 더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점에서 제주도의 내실있는 러시아 관광객 유치 방안과 전문 통역 인력 양성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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