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주들불축제 기간 극심한 차량정체에도 불구하고 응급 환자를 이송 중인 구급차에 길을 터주는 이른바 '모세의 기적'이 연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서부소방서는 제주 운전자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발휘되면서 50대 응급환자를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다고 6일 밝혔다.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6시54분께 가파도에 거주하고 있는 간암환자 서모씨(58)로부터 응급 신고를 접수 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안덕119센터 대원들은 이날 오후 7시10분께 모슬포항에 도착해 토혈 증세를 보이고 있는 서씨를 응급처치 후 평화로를 이용해 제주대학교병원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이날은 제주들불축제가 열리는 날로 차량 정체가 매우 심한 상황이었다.

이때 사이렌을 들은 차량들이 길을 내주기 위해 약 15분간 일제히 양옆으로 비켜서면서 1시간만에 병원에 도착했고 서씨는 무사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제주서부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차에 길을 양보해 주신 시민 여러분들에게 감사한다"며 "긴급차량 출동로 확보가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보호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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