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S] '제주항 선석 포화…제주뱃길 휘청' 이후

남해고속, 16일 대체선 취항 불구 여전히 선석 미확보
제주도, 제주신항 개발 전까지 선석 재배치 불가 고수

'제주-녹동' 뱃길 중단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해당 노선을 운항 중인 선사가 오는 16일 선령 제한에 도래한 기존 선박 대신 새 여객선을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제주도와의 갈등(본보 1월 30일자 5면)이 심화되면서 여전히 선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해고속은 현재 운항 중인 '남해고속카페리 7호'(3780t)가 올해 7월부터 선령 제한 도래로 운영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지난 2016년 대체 선박인 '아리온 제주'(6220t)를 확보했다.

남해고속은 아리온 제주를 오는 16일부터 제주-녹동 노선에 투입키로 결정하고 도에 제주항 제3부두 32번 선석에 대한 사용 허가를 요청했다.

그러나 도는 제주항 선석 포화를 이유로 취항을 단 열흘 앞 둔 현재까지 선석 사용 허가를 거부하고 있다.

도는 지난 2016년 11월 여객선사간 협의회를 열고 2017년 1월부터 제주항 5부두 선석을 이용 중인 화물선 1척이 애월항으로 이전할 때까지 각 여객선사에 배정된 선석을 고정키로 했다.

또 올해 하반기 선령이 만료되는 여객선을 운항중인 여객선사들이 기존의 선박 규모와 비슷한 대체선을 확보토록 행정예고 했다.

제주항 선석 포화로 항만 운영에 여유가 없어짐에 따라 기존에 이용하던 선석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선박 규모를 제한한 것이다.

하지만 남해고속은 도의 행정예고 및 여객선사 협의회가 열리기 이전에 이미 기존 선박보다 큰 여객선을 확보했다.

더욱이 5부두 선석을 이용 중인 화물선의 애월항 이전도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됨에 따라 남해고속은 하루아침에 대체선 투입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남해고속 관계자는 "이미 거액을 들여 여객선을 구한 상황에서 갑자기 기존에 쓰던 선석에 맞춰 배를 구하라는 것은 여객선 운항을 중단하라는 것"이라며 "도는 일방적인 선석 운영으로 15년째 가동되고 있는 뱃길을 끊을 게 아니라 선석 재배치를 통해 대체 선박이 운항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제주신항 2단계 개발이 완료되기 전까지 선석을 재배치 할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타 여객선에 배정된 제주항 제7부두 선석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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