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행섭 작 '김녕바다'

예술공간 이아 첫 기획 대관전 문행섭 '제주바다'
14일까지…신진 발굴·중견 지원 등 올해 9번 진행

인생은 마음먹은 대로 된다지만 세상사는 일은 그리 허술하지 않다. 파도로 소용돌이치거나 믿기 어려운 평정심으로 주변의 것들을 오롯이 투영하는 바다와 같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박경훈) 예술공간 이아가 첫 기획대관전으로 마련한 문행섭 작가의 '제주바다'도 좀처럼 입을 다물지 않는다. 그렇다고 요란하거나 불편하지 않다.

제주에서 나고 자라 남녕고 미술교사로 머물고 있는 문 작가는 바다를 익숙함으로 풀어낸다. 오래 시간을 들여 관찰하고 사유한 결과다.

문행섭 작 '외돌개바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뜯어 살피는 대신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읽어낸 것들은 바다 그 이상을 말한다.

같음을 인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특성을 옮겨내느라 붓 끝은 거칠어졌지만 화면에 펼쳐진 것은 그냥 달려가 안겨도 좋을 만큼 열려있다.

액자 작업을 하지 않은 캔버스 20여점에서 문득 서걱서걱 모래 소리가 나고 갯바위를 할퀴는 날카로운 금속성이 들린다. 14일까지 만날 수 있는 그의 바다다. 문의=010-4696-4320.

한편 예술공간 이아는 신진작가 발굴과 중견작가 지원을 위해 기획대관 공모를 진행, 앞으로 8명의 작가(팀)이 참여한다. 선정작가에게는 인쇄물이나 홍보, 비평가 연결, 전시 진행 등의 경비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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