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생 교육체육부 부국장 대우

하지 절단 장애를 딛고 장애인 노르딕 스키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된 신의현이 한국 동계 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따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5위에 그치고 말았다. 

신의현은 지난 10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7.5㎞ 좌식 부문에 나서 24분19초9로 결승선을 통과해 세계 5위에 올랐다. 앞선 월드컵 대회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세계정상의 자리를 지킨 만큼 한국 동계 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까지 안겨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 메달사냥에 실패했다. 

신의현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주 종목은 아니었지만 첫 경기에 좋은 성적을 내서 잘 풀어 가려고 했는데 세상 일 뜻대로 안 되는 것 같다"며 "남은 다섯 경기에서 생각 많이 해 주행 잘 하겠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신의현은 "바이애슬론은 자신의 맥박, 상대 선수와 심리전이 중요한데 거기서 실수가 나온 것 같다"며 "1발정도 빠질 것을 예상했는데 2발이 빠져 마지막 주행 때 당황했다. 맥박을 확인하고 맥박을 떨구면서 했어야 했는데 잘해야겠다는 욕심을 부린 것 같다"고 가슴 아파했다. 

경기 후 신의현의 어머니 이 씨는 연신 웃음 띤 얼굴로 아들의 뺨을 어루만졌다. 이 씨는 "메달을 따든 못 따든 (신)의현이는 자랑스러운 아들이다. 메달을 한 개도 못 따도 상관없다. 세계 5위도 잘한 것"이라며 위로했다. 이런 신의현과 가족들의 마음이 통했을까. 신의현은 11일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 좌식 경기에서 42분28초9의 기록으로 한국선수단 첫 메달을 동메달로 장식했다. 

무슨 일은 하던지 욕심을 버린다는 것은 너무 힘든 경험이다. 골프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의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욕심이다. 세계골프대회를 보면 종종 욕심이 부른 화로 인해 다잡은 우승을 놓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피레이션에서 나온 욕심으로 우승컵을 놓친 일이 있었다. 

미국의 렉시 톰슨은 4라운드 13번 홀까지 2위에 4타 차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무난한 우승이 예상됐지만 앞선 3라운드 17번 홀 그린에서 50㎝도 안 되는 파 퍼트 상황에서 마크를 한 렉시 톰슨이 원래 지점보다 약 3㎝ 앞에 공을 놓고 퍼트했다. 이 모습이 시청자의 제보에 발목을 잡혔고 4벌 타를 받는 불운 속에 유소연과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에 머무는 아픔을 맛봤다. 3㎝의 욕심이 부른 아쉬운 결과다. 이렇듯 과욕이 문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욕심을 버리는 것보다 욕심을 어떻게 다룰 것 인가다. 스포츠를 떠나 모든 것에 대해 자신에게 맞는 욕심이 필요하다.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 자기를 극복하여 예로 돌아가는 것이 인이다. 공자는 먼저 인은 자기를 극복하고 극기훈련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인(仁)과 예(禮)의 관계를 분명하게 설명했다. 인생은 이렇듯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진정한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자신을 이겨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하루의 삶속에서 5~6만 가지의 좋은 생각과 나쁜 생각을 공존시킨다. 이기적인 감정과 욕심을 절제하려는 극기를 통해 자신을 위한 삶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삶으로 전환할 때 그 기준이 예인 것이다. 예는 사람이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도덕적 규범이다. 서로간의 조화를 위해 상대방을 존경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예의 실천이다. 

최근 정치계를 비롯해 영화계, 종교계, 학계, 문학계 등 전국적으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 모두가 남을 배려하지 못한 자신의 과한 욕심에서 비롯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당사자가 자신의 가족이라면 어땠을까.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곰곰이 생각해보면 해답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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