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진 사진전 ‘바람이 머무는 섬 추자도’
17일까지 도문예회관 1전시실…사진집 펴내

기억에서 사라진 노래와 가수를 찾아내는 연예 프로그램에 나옴직한 노래로 입술이 들썩인다. “한 두 번도 아닌데 그대를 만날 때면 자꾸만 말문이 막혀…” 봄에 어울리는 사랑 노래가 어떻게 섬과 어울릴까 싶지만 전시장에 서면 그리웠던 것, 잊었던 것, 차마 알아채지 못한 것들로 발이 멈춘다.

17일까지 도문예회관 1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이범진 작가의 ‘바람이 머무는 섬 추자도’다.

카메라를 들이댔을 뿐인데 추자도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다 보지 못했던 것들이 다가왔을 리 만무하다. 고향이란 이름으로 다시 들여다 본 것들은 매 순간, 작은 것 하나하나 감동이었다.

소머리 모양이 섬 우두섬의 해돋이(우두일출)나 직구낙조(거북 모양을 한 직구섬 저녁 노을), 망도수향(고향으로 돌아오는 길목 보름섬 정경), 장작평사(신양포구 장작지 몽돌해변 풍경) 등 추자 10경을 수백, 수천 컷에 담았고 그 중 심중을 흔드는 앵글만 골라 전시장에 옮겼다.

한 때는 제주로 유배를 오는 이들이 마지막까지 품었던 미련을 내려놓는 비련의 장소였고, 반도와 섬 사이에서 늘 외로웠던 곳이기도 했다.

4개의 유인도(상·하추자도, 추포도, 횡간도)와 38개의 무인도 등 42개의 군도로 이뤄졌고 제주항에서 배로 2시간 걸린다는 ‘책 대로’는 다 알 수 없는 것들을 동명의 사진집으로도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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