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평가제가 전면시행된 가운데 교수·학생간 장·단점을 놓고 이견이 팽팽하게 대립되고 있다.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선 교수와 학생이 함께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제주대학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강의평가제를 도입, 추진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학생·교수사회에서는 적잖은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아직 시기상조다”,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가 될 수 있다”, “교수들의 업적 평가를 위해선 불가피한 제도다” 등이 그것이다.

 사실 강의평가제는 학생과 교수가 한 학기 동안의 강의내용과 방법, 강의준비와 태도 등 교육환경과 관련한 모든 여건을 종합적·체계적으로 평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강의 질 향상을 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강의평가제, 어떻게 운영되나
 무엇보다 강의평가제의 장점이자 특징은 평가의 주체가 ‘학생’이라는 점이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교육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교육환경 개선에 일조 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제주대에서는 97년도 1학기부터 사범대를 중심으로 강의평가제가 일부 시행됐고 작년에는 교양과목에 한해 확대, 적용됐다. 올해부터는 대학 개설 전과목에 실시해 교육여건을 향상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대체적으로 강의평가는 매학기 종강을 앞두고 △이론 △실험실습 △실기 등 세 부분에 대해 강좌선택동기, 강의계획서에 의해 강의가 진행됐는지, 강의에 임하는 교수의 열의는 어느 정도였는지에 대한 다양한 설문을 하는 것이다.

 또 강의평가제와 관련한 설문결과는 교수업적평가에 반영, 크지는 않지만 평가의 기준으로 적용돼 교수사회에 보이지 않는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다.

◈시행 초 마찰, 감수해야
 지난해부터 강의평가제를 실시한 인하대도 처음엔 교수들과 심한 반발에 부딪혔지만 현재는 확연히 드러날 정도로 많은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인하대는 학교개혁의 방안으로 강의평가제를 도입, 성공을 거둔 대표적 대학이다. 학생들이 강의가 끝나면 교수를 평가하고 평가결과는 총장도 빠짐없이 챙겨 읽어볼 수 있도록 시스템화 돼 있다. 물론 학생들의 주관에 의한 평가가 되지 않도록 평가 항목은 다면화했다.

 그 결과 교수들의 연구 실적이 눈에 띌 정도로 향상됐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국제과학논문색인(SCI)에 인하대가 모두 313건의 논문을 실었는가 하면 이 수치는 강의평가제 실시 이전인 97년도보다 세 배 가량 늘어난 숫자다.

◈평가 결과 공개 통해 교육여건 향상 노력
 강의평가제는 강의 마지막날 실시되는 거라 성적에 영향을 미칠 우려를 낳고 있다. 또 교수계약·연봉제가 제기되면서 정년 보장이 되지 않는 교수와 시간강사의 경우 강의평가제로 인한 불안감으로 수업과 성적책정 때 수강생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서만 노력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 교수는 “강의 참여 태도가 좋은 학생일수록 좋은 평가를 내리게 된다”며 “따라서 강의평가제의 결과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강의평가 결과에 대한 공개가 아직 한번도 이뤄진 적이 없어 이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높다.

 강의평가제 실시 취지에 맞게 학생들이 질 높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강의평가 내용은 최소한 구성원에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강의평가에 참여한 한 학생은 “강의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실시된 강의평가 결과가 공개되지 않는다는 건 신뢰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공개를 통해 학생과 교수가 공감대를 형성해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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